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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휘 Jan 31. 2020

새해 첫 아침이 추워서 다행입니다

어제 떠나간 이의 빈 자리가 느껴져도 역시 바닷바람은 차갑다며 넘길 수 있었거든요

미안하지만서도 오늘, 당신 탓을 했습니다



저희 집이 온돌 방이라 다행입니다

다다미 난로 앞이었으면 얼굴만 발갛게 달아오르고 발끝이 시려와 오므릴뻔했거든요 

덕분에 당신 곁에 누워 온기를 느낍니다

따뜻한 건 우리 집 바닥이 온돌이라 그래 하고는 당신의 머리를 쓸어넘깁니다



나는 당신 탓에 아침이 추웠다, 당신이 짜 준 목도리를 둘러야했다 둘러댑니다

내 탓만 하고 다녔다면 당신 얼굴이 발그레해질 이유는 없었을겁니다

고맙습니다 탓하게 해줘서 미안합니다 탓하고 다녀서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나의 다짐은 그렇게 둘러댈 수 있는 자그마한 탓들이 모여 가능한가 봅니다 

탓이 꼭 나쁘지만은 않은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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