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장의 이력서

by 걷고

https://youtu.be/qgTcFlDgXxU

인생이모작으로 상담심리사의 길을 택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 남을 도울 수 있는 일, 그리고 약간의 경제적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이 '상담심리'였다. 선택은 옳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상담심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삼수를 하였고, 자격증 취득 이후에 1,000 장 이상의 이력서를 제출하였지만, 아직 안정된 환경하에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나이가, 사회의 다양한 경험이 상담심리사로서 활동하는데 도움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상담계 나름대로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고, 나이와 사회경력은 상담과는 무관하다. 상담심리사로서의 경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맞는 말이다. 단순히 나이가 많고 사회생활을 많이 했다는 사실이 상담을 잘할 수 있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이다. 이 분야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다.


아직 상담사로서의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의 상담 경력은 대학원 생활을 포함하여 이제 겨우 만 6년이 지났다. 앞으로도 많은 수련과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1,000장의 이력서가 내게 가르쳐 준 가장 큰 교훈은 '시간을 기다리며 공부를 꾸준히 하라'였다.


기다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숙성시킬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인생의 큰 선물이 된다. 기다림을 통해서 조급함에서 벗어날 수 있고, 준비가 덜 된 자신을 좀 더 채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림을 통해서 '인생은 기다림 자체'라는 중요한 진리를 배울 수 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힘들어할 때, 한 후배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형, 시험은 떨어지는 일이 없다. 합격할 때까지 하면 되게 되어 있다.' 이 말이 내게는 큰 힘이 되었다. 중간에 포기할까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후배의 이 말이 내게 큰 위로와 힘이 되어서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마찬가지고, 나를 필요로 하는 상담 센터가 없다는 것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것이고, 나를 필요로 하는 센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공부를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를 찾을 것이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없는 것이 아니고,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기에 좀 더 자신을 숙성시키라는 자연의 말씀이다.


나는 내가 할 일만 하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 저절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나올 것이다.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고, 상담가로서의 마음가짐을 잘 다지고,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사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일이다. 나머지는 나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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