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017]

슈가맨을 찾아서

by 걷고

일시: 2020년 1월 8일 (하늘공원, 메타세콰이어길 10km)

2020년 1월 10일 (사천교 – 홍제천 – 불광천 5km)

2020년 1월 11일 (불광천 – 월드컵공원 – 메타세콰이어길 – 집 15km)

날씨: 영상 3도, 미세먼지, 날씨 조금 쌀쌀 (20200111)

거리: 30km

누적거리: 230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고교 선배님 한 분과 귀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글쓰기 앱 브런치를 알게 된 것도,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것도, 심신치유센터 명함과 안내 엽서를 만든 것도, 편협한 시각을 다양화시켜 준 것도,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사랑과 존중의 마음을 배운 것도 모두 그 선배님 덕분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 선배님을 통해서 배우며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다지기도 한다. 고마운 마음에 연초에 함께 걷고 식사를 하자고 제안을 하여 오늘 함께 월드컵공원, 메타세콰이어길, 희망의 숲길 등을 여유롭게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얼마 전에 그 선배님께서 영화 ‘슈가맨을 찾아서’를 보내 주었다. 자막이 없어서 아직까지 그 영화를 끝까지 관람하지는 않았지만, 대충 내용은 알고 있었다. 오늘 그 영화 얘기를 하며 ‘자신의 가치’ 또는 ‘삶의 가치’에 대한 얘기를 이어갔다. 최근에 이슈가 된 가수 양준일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나는 미스 & 미스터 트롯 프로그램 얘기를 했다. 영화의 주인공 로드리게스, 가수 양준일, 미스 & 미스터 트롯 참가자의 공통점은 힘든 현실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믿고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왔다는 점이다. 또한 시간을 기다리며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과 원망보다는 주어진 삶을 수용하고 어떤 상황의 변화에도 당당히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키워왔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음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바로 자신이다. 긴 고통의 시간을 지내며 꿈을 이루기 위한 내실을 다져나가며 인내의 중요성을 배웠고,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자신에 대한 확신을 굳혔을 것이다. 단지 상업성이나 대중성만을 추구했다면 꿈을 중도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인기와 그에 따른 경제적 수입, 사회적 입지 등은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산물이다. 꿈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어느 누군가가, 또는 어떤 상황도 뺏어갈 수 없다. 꿈은 바로 자신이기에 꿈이 없는 삶은 살아있어도 죽은 삶이다. 그래서 꿈이 중요하고, 그 꿈은 바로 자신이며, 자신의 가치이고 삶의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스터 트롯’을 보며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현역 가수들, 예전 아이돌 출신 가수들, 신동 출신 등 참가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 부르는 것을 보며 그들의 절실함과 간절함이 느껴진다. 그들은 과거의 자신을 벗어던지고 지금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고 인생 2막을 위해 노래 부른다. 마치 병아리가 부화하기 위해서 알을 깨고 나오듯, 그들은 과거의 자신인 ‘작은 나’를 버리고 ‘큰 나’로 변화하고 있다. 음악을 전혀 모르고 음악을 들을 줄 아는 귀가 없음에도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인생 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 문득 나 자신이 ‘참 많이 변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티아고를 다녀왔고, 책을 두 권 발간하였고, 유튜버가 되었고, 상담심리사와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심신 힐링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자가 되었고, 글과 SNS를 통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예전에는 상상 초자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일을 하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왔다. 상담, 명상, 걷기를 활용하여 심신이 지친 분들에게 도움 드릴 수 있는 ‘심신 힐링 컨설턴트’가 나의 브랜드이자 꿈이며 가치이다. 비록 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렸지만, 다행스럽게 나의 길을 찾았고 지금 그 일을 하며 심리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부터의 삶은 심신 힐링 컨설턴트로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며 길을 가기만 하면 된다. 또한 지난 10년의 세월 속에서 체득한 가장 큰 변화는 어떤 일을 일단 시작하면 꾸준히 할 수 있는 끈기가 생긴 것이고,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떤 일도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경계에 부딪치며 좌절과 고통을 통해 성장한다. 경계에 부딪치며 자신의 한계를 확정시켜 삶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간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을 하며 자신감과 효능감을 키워나가 더욱 활기찬 삶을 살아간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를 미리 설정하고 그 안에서 안주하며 살아간다. 삶의 영역을 스스로 축소시켜 그 안에서 점점 더 자신의 안위만을 신경 쓰며 스스로 만든 성 속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한계에 대한 도전 여부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런 선택의 근저에는 자신만의 꿈과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아닌가에 달려있다. 삶 속에서 자신만의 슈가맨을 포기하지 않고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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