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 (무명과 화두)

by 걷고

(2020년 4월 13일 밤 꿈 내용)

어느 회사로 합병이 되어 근무하게 된다. 그 회사에서는 나와 우리 팀원을 못 믿는지 사무실 출입 비밀번호를 바꾸어서 다른 여직원이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다.

계약 수주를 위한 PT 하러 고객사에 들어간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엘리베이터가 너무 늦게 움직여서 조금 답답하다. 9층에 가야 한다. 오른쪽 엘리베이터가 먼저 도착하여 직원 2명이 탔고, 왼쪽 엘리베이터도 바로 도착하여 우리 실장과 내가 탄다. 안에는 두 개의 엘리베이터가 트여있어서 하나의 넓은 공간이 되고, 그 안은 밝다. 갑자기 아내가 안부 전화를 밝은 목소리로 해왔고, 직원들과 함께 있다고 하여 바로 끊는다.

PT 전 도면을 살펴보는데, 도면에 이상한 색으로 색칠이 되어 있고, 천정 조명 등 위치가 잘못 표기되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합병한 회사의 부장이 그렇게 했다고 하여 화를 낸다. 이 PT 끝난 후 바로 퇴사하겠다고 했고, 부장이 달려왔다. 나는 ‘무슨 X 같은 상황’이냐며 화를 냈고 그 부장도 물러서지 않는다. 둘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지만, 서로 물러서지 않는다. 실장은 화가 난다며 술을 마시겠다고 술 가져오라고 했고, 내가 자제시켰다.

도시락 반찬통에 두 가지 야채가 있는데, 꺼내 보니 상해 있었다. 여직원이 냄새가 나는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거 같다. 버리기 위해 포일 같은 것으로 상한 야채를 싸서 손에 들고 있다.

(꿈 해석)

며칠 전 꿈에서 휴대전화 비번이 바뀌어 통화를 하지 못한 상황이 있었다. 이번에는 회사 출입문 비번이 바뀌어 누군가가 열어 줘야 들어갈 수 있다. 이런 비밀번호는 무엇을 뜻하는가? 비번이 해결되지 않는 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어쩌면 삶 속의 화두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삶을 잘 살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 꿈에서 무엇을 풀라고 얘기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비밀스럽거나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 들어가면 안 되는 곳에 비밀번호를 설치한다. 지난번에는 답답함을 느꼈고, 이번에는 불쾌감을 느꼈다. 둘 다 편안한 상황은 아니다. 내 삶의 비번을 찾아야 한다.

음식물 두 가지가 상해 있었다. 버려야 할 음식이다. 반찬통에서 꺼내서 손에 들고 있다. 내가 보기는 했지만 버리지 못한 것이 무엇일까? 나보다 잘 난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과 못난 사람들에 대한 무시하는 마음이 그 하나이다. 또 다른 하나는 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이다. 사람에 대한 불편감을 알고 만나면 조금 편해진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런 열등감과 무시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런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명예나 돈에 대한 욕심도 그런 마음이 올라올 때 빨리 알아차리면 끌려다니지 않게 된다.

엘리베이터가 외부에서는 두 대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하나의 공간이다. 그리고 밖은 약간 어두컴컴한데, 안은 아주 밝다.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면 무명으로부터 벗어나 지혜가 발현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요즘 호흡관법경을 해설해 놓은 책을 읽고 있다. 지혜에 이르는 길은, 즉 무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무상, 고, 무아인 삼법인의 체득이다. 그 길에 이르는 방법이 바로 존재의 실상인 무상을 보는 것이다. 무상을 보게 되면 모든 탐착과 혐오로부터 벗어나게 되고, 너와 나의 이분법적 사고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모든 존재는 ‘무아’이기에 경계가 없다. 요즘 공부하고 있는 방향이 맞게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결론)

삶의 비밀번호를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언젠가는 비밀번호 없는 상황이 되거나, 잠금이 저절로 풀리는 날이 올 것이다. 풀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어둠 속에서 답답함을 느끼면서 살아갈 것이다.

그 비밀번호를 풀어내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에 대한 차별하는 마음과 돈과 명예에 관한 욕심, 이 두 가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열쇠를 찾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그 두 가지가 내게는 무명이다. 나를 괴롭히는 것들이다. 일단 두 가지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그것들이 나타나는 순간에 빨리 알아차려 속거나 끌려다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고통이 지혜의 길에 도달하게 만들어 주는 도약판이다.

비밀번호를 찾게 되면 너와 나의 구별이 없는, 경계가 없는 무명에서 벗어나 지혜가 저절로 드러난다.

(여기에 기록한 꿈 해석은 검증되거나 제대로 배운 방법이 아닙니다. 자신의 꿈 해석을 받고 싶고, 꿈 해석에 관한 공부를 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꿈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20200413_215327.jpg


작가의 이전글[걷고의 걷기 일기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