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059]

‘걷기’는 ‘정(情)’이다

by 걷고

일시: 2020년 5월 9일 (은평 둘레길 불광역 – 안산초록길 - 증산역 8km)

누적거리: 907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비가 제법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걷기 열정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우비도 챙기고 스틱도 챙겨서 불광역으로 갑니다. 오늘은 제가 길을 안내하는 사람입니다. 저 포함하여 6명의 걷기 대표 선수들이 모여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비는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고,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하였습니다. 주말이지만 비로 인해 인적이 드뭅니다. 오히려 걷기에 좋습니다. 시원한 바람 소리, 흙냄새와 풀 냄새, 빛나는 초록빛 잎들이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걸으며 연신 감탄하고 신이 납니다. 길들이 저를 불러 세웁니다. 자신들의 멋진 사진을 찍어달라고 앙탈을 부립니다. 그런 앙탈이 귀엽습니다. 덕분에 길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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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길을 만납니다. 흙 길, 돌길, 데크 길, 바위 길, 데크 계단 길, 가마니 같은 소재로 깔아 놓은 길, 나무 계단 길, 보도블록 길, 아스팔트 길, 징검다리, 페타이어로 만든 천변 길 등. 길을 걷는 느낌이 모두 다릅니다. 길 주변의 모습에 따라 같은 길도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끊어진 길은 다리가 연결해줍니다. 그 다리는 길이 됩니다. ‘다리’는 ‘길’입니다. 다만 우리의 표현이 다를 뿐입니다. 우리의 모습 역시 바라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입니다. 같은 사람임에도 사람마다 그 사람에 대한 다른 느낌을 갖기도 합니다. 같은 길도 어떤 기분으로, 어떤 날씨에, 누구와 함께 걷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결국 ‘다름’은 ‘같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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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를 마친 후에 커피숍에 들려 길동무들과 함께 차 한잔 마셨습니다. 일반적으로 뒤풀이로 술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커피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커피’는 이름만 ‘커피’일 뿐 ‘막걸리’와 같습니다. 결국 ‘커피’는 ‘막걸리’입니다. 우리의 표현이 다를 뿐입니다. 차 한잔, 막걸리 한 사발 놓고 정을 나눕니다. ‘커피’ 나 ‘막걸리’는 결국 ‘정(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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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며 ‘정’을 쌓고 나누고, 길을 마친 후 ‘정’을 쌓고 나눕니다. 결국 ‘길’은 ‘정’입니다. ‘나눔’은 ‘정’입니다. 따뜻한 ‘정’이 삶의 활력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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