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20200604 (집 – 한강변 – 노을공원 – 메타세콰이어길 - 집 10km)
20200606 토요 걷기 리딩 (당고개역 – 덕릉고개 – 학도암 – 화랑대역 11km)
20200607 서울 둘레길 답사 (구파발역 – 이북오도청 11km)
누적거리: 1,092km
평균 속도: 3.5 km/h (20200607)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며칠 전 우연히 주부들의 얘기를 듣게 되었다. 남편들이 대부분 퇴직을 한 상태여서 집에서 함께 지내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이었다. 주변에 퇴직한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삶이 퇴직한 순간부터 많이 무너지고 불안해하며 힘들어하고 있다. 퇴직으로 인해 부부가 모두 힘든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떤 가정은 아이들까지 아빠 대하는 모습이 변했다는 얘기도 들려서 씁쓸했다.
남편은 가정을 위해 평생 힘들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참고 직장 생활을 하며 살아왔다. 아내 역시 가정을 위해 삶의 일부분을 포기하고 남편, 시댁, 아이들을 돌보고 가정을 지키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일반적으로 생각을 한다면 남편의 퇴직 시점에 부부는 편안한 삶을 살아야 한다. 남편은 힘든 사회생활을 마무리하면서 편안한 노후를 살 자격이 있다. 부인은 남편이 퇴직하는 시점이 되면 대부분 자녀들이 성장하여 자유롭게 살 자격이 있다. 그렇다면 부부 모두 행복한 삶을 살 자격이 있고 그런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부부 어쩌면 가족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부부 모두 힘든 시간을 함께 극복하고 서로 의지하며 가정을 화목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남편의 퇴직 시점에 맞춰 모든 환경이 갑자기 변한다. 특히 남편의 경우 자존감 하락으로 인한 삶의 회의를 느끼는 경우도 많다.
아내는 남편이 그간 가정을 소홀히 대했고, 아이들에게 관심을 많이 갖지 못했고, 돈을 충분히 벌어오지 못했다고 얘기한다. 남편들이 아내의 요구를 모두 맞춰가며 사회생활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부인이 아이들 낳고 키우고 남편과 시댁을 그만큼 돌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들의 헌신과 희생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하지만, 한 번쯤 남편의 지난 30년 이상 힘든 사회생활한 것을 이해하며 위로하고 감싸줄 수는 없을까? 남편들에게 그간 고생했으니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쉬면서 지금 가진 것으로 아껴 쓰고 서로 사랑하며 살자고 얘기하기가 어려울까?
일반적으로 퇴직할 시점이 되면서 남편들은 자식들보다 아내에 대한 걱정과 책임감이 강한 것 같다. 반면, 아내들은 남편보다 자식들에 대한 걱정과 뭔가 더 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많이 지니고 있는 것 같다. 30년 이상 함께 의지하며 살아오면서 퇴직 시점이 되는 순간 서로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느낌이 든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식들이 장성했다면 지금부터는 부부만을 위한 삶을 살 수는 없을까? 언제까지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야 할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자식들이 부모님을 봉양하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부모는 부모대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부모의 역할은 자식 대학 공부시키는 때까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자식들의 삶은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 어차피 부모는 자식들보다 일찍 죽게 되어있다. 언제까지 자식 걱정과 자식들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할까? 자식 걱정은 그만하고 부부만의 삶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노부부의 삶은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이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함께 동고동락하며 살고 있는 부부는 서로에 대한 여러 감정이 있을 수 있다. 고마움, 미안함, 아쉬움, 안타까움, 아련함 등 수많은 감정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생사를 함께 한 동지자 전우며, 가장 가까운 친구이고, 평생 자신을 책임지고 마지막 순간에 옆에 머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대부분 배우자가 죽은 후에 못해 준 점에 대해 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미안함은 마치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것 같은 무의미한 일이다. 서로 있을 때 잘하자.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하며 함께 살자. 오늘 싸워도 내일은 손잡고 웃으며 걷자. 서로 생각이 달라도 배우자의 생각에 따르자. 배우자가 생각에 따른다고 해서 자존심 상해하지 말자. 어느 배우자라도 자신만을 위한 의견과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배우자와 가정을 위해 하는 말과 생각이니, 자신과 다르더라도 무조건 존중하고 따르자.
근본적으로 여자와 남자는 사고 체계 자체가 다르다고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그럴까 고민하지 말자.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지도 않고, 나올 수도 없다. 마치 삶에 답이 없듯이. 부부의 시각 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냥 배우자를 존중하고 따르며 살자. 그것이 가정과 부부의 평화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