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행복을 추구한다. 종교나 과학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 종교는 영성의 발달을 통한 행복의 추구를 지향하며, 과학은 불편함의 원인을 파악하고 편리한 대안을 만들어준다. 공부하고 취직하고 가정을 이루고 한 평생 살아가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종교인들은 행복을 위해 일상적인 삶을 버리고 평생 수행에 힘을 쏟기도 한다.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 흔히 얘기하는 돈, 명예, 권력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일까? 행복의 조건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에 따라 다를 것이다. 행복이란 것은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형상이 없다. 행복은 편안한 마음의 상태이다. 중요한 점은 마음의 상태는 항상 변한다는 것이다. 변하는 것이 우리를 괴롭게 만든다. 오랫동안 서 있으면 앉고 싶어진다. 앉으면 순간적으로 편안함을 느끼지만, 곧이어 눕고 싶어진다. 이렇듯 우리의 마음이 변하기 때문에 불편함은 늘 존재한다.
예전에 읽었던 책 '달라이라마, 마음이 뇌에게 묻다'를 다시 정독했다. 이 책의 요점은 '뇌의 가소성 (可塑性) '이다. '소(塑)'는 '흙 빚을 소'다. 우리가 흙을 빚어 도자기나 그릇을 만들듯이 뇌 역시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뇌, 몸, 마음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뇌의 변화는 몸이나 마음의 변화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고, 몸의 변화가 마음과 뇌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 삶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인식시켜 준다. 매 순간 어떤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될 수 있다.
인성은 기질과 성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기질은 유전적인 소인으로 변화가 되지 않는 안정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는 반면, 성격은 환경과 노력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고 한다. 기질은 타고난 천성이고, 성격은 후천적인 것이다. 우리가 행복과 불행을 느끼는 것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에 의해 결정된다.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기질과 성격이다. 사람마다 기질과 성격에 달라서 같은 상황에 다르게 반응한다. 성격의 특징 중 하나는 기질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신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유지하면 기질을 조절하여 행복을 관리할 수 있다는 이론이 성립된다. 또한 ‘뇌의 가소성’을 이해하고 노력한다면 심지어 기질도 변화시킬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자각적 노력에 따라 뇌의 회로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자극에 반응하는 결정을 뇌에서 한다. 뇌에는 외부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회로가 형성되어 있다. 이것이 기질과 성격으로 표현된다. 형성된 회로에 변화를 줌으로써 기질과 성격이 변화되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명상 수행을 오랫동안 해 온 티베트 승려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자애심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이 명상하는 동안에 많이 활성화되었다. 또한 일상 속에서도 일반인들보다 자애 회로가 더 많이 형성되어 있다.
몸을 움직이면 근육이 생성된다. 오른손잡이가 팔을 다쳐서 왼손을 사용하게 되면 왼손과 관련된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않았던 뇌의 회로도 자각을 통해 변화를 준다면 회로의 방향을 변환시킬 수 있다. 뇌에서 우리의 모든 감정과 행동을 결정한다면, 뇌의 회로를 변화시켜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감정과 행동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자발적인 행동에는 뇌가 활성화되지만, 강요된 동일한 행동에는 변화가 없다고 한다. 결국 자각을 통한 자발적인 노력을 할 때만 뇌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마음 챙김 명상법은 수련을 할 때 의식은 완전히 깨어 있어 마음의 변화를 알아차리지만 판단은 하지 않은 채 자기 내면의 경험을 관찰한다. 뇌가 야기하는 생각과 감정들이 그냥 흘러가도록 하면서 모든 것이 마치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즉 자신의 마음 밖에 서게 되는 셈이다.” (본문 중에서)
뇌의 변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이 책에서 명상법을 제시한다. 마음 챙김 명상을 통해서 형성된 기존 회로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 상태를 늘 관리하고 지켜봐야 가능한 일이다. 마음 챙김을 통해서 자극과 반응 사이의 간격을 이용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반복적인 반응의 선택이 뇌의 회로에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뇌의 근육이 생성될 수 있다. 마음 챙김 명상법 외에 또 ‘자애 명상법’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과 모든 존재,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과 미운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자애 명상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자애심을 키울 수 있는 명상법이다. 이 명상법을 통해 그간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자애심을 관장하는 뇌의 회로에 변화를 일으켜 자애심을 키울 수 있다. 뇌가 일방적으로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고, 우리의 의식과 마음과 자각을 통해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뇌와 의식의 쌍방통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소실된 뇌의 거의 모든 기능은 적절한 환경 속에서 다시 회복될 수 있다. 노인의 뇌에서도 새로운 뉴런이 자라나고 회백질이 더욱 두터워진다. 이것이 바로 뉴런의 가소성이다. “ (본문 중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죽을 때까지 우리의 뇌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면 행복하게 만들 수 있고, 행복하다면 타인과 함께 나누며 모든 존재를 위한 행복을 기원할 수 있다. 뇌의 가소성은 우리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고 얼마든지 스스로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준다. 어떤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났든, 어떤 환경에서 자랐든 자각적인 노력을 통해서 우리는 변화될 수 있다.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뇌의 가소성은 우리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긍정적인 과학적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