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C 8 (걷기 상담)
코스: 20200701 수요 저녁 걷기 리딩 (당산역 – 선유공원 – 양화대교 – 마포역 8km)
누적거리: 1,248km
평균 속도: 4 km/h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오랜만에 당산역에서 한강 공원으로 내려와 한강변을 걸었다. 사람들과 자전거가 많이 다니는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낚시꾼들이 이용하는 한강 바로 옆에 난 오솔길을 걸었다. 비록 짧고, 풀이 무성하고, 울퉁불퉁한 인적이 드문 길이지만 나름 운치가 있는 걷기 좋은 길이다. 중간중간에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여러 대 한강에 띄우고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다. 길동무들이 여기서 잡은 물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궁금해했다. 나 역시 궁금했다. 먹기 위해 잡는 것인지, 아니면 시간을 낚기 위해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간을 낚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한 개의 낚싯대로 충분할 것이다. 최소한 세 개 이상의 낚싯대를 띄운 것을 보면 물고기를 많이 잡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추론을 하다 보면 한강에서 잡힌 물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그 물고기를 먹고 싶지는 않다.
길 나서기 전에 친구가 걷기 상담 관련 자료를 보내 주었다. 정신과 의사인 문요한 선생님이 진행하는 WTW (Walk, Talk & Write) 프로그램이다. 센터를 벗어나 자연 속을 걸으며 내담자와 상담하고, 내담자는 자신의 느낌을 글로 정리하는 11회 걷기 상담이다. 친구가 이 내용을 보내 준 이유는 오랫동안 내가 얘기해왔던 WMC 8 프로그램이 생각나서일 것이다. WTW 프로그램 내용은 WMC 8 프로그램과 진행하는 방법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개념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임상 경험이 많은 정신과 의사의 이런 시도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주었다. 나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걷기를 심신 힐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도 기뻤다.
나 역시 오랜 기간 걷기 상담을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의 경험과 걷기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며 걷기가 건강한 마음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WMC 8은 걷기, 명상, 심리 상담 (Walking, Meditation & Counselling)을 접목하여 8주간 진행하는 심신 힐링 프로그램이다. 명상을 통해 지금–여기에 머물게 하며 마음 근육을 키워나갈 수 있다. 걷기를 통해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다. 상담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로 같은 상황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구조화된 상담 틀에서 벗어나 자연 속을 걷고, 침묵하며 걷기 명상을 한 후에 조용한 곳에서 느낌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명상 공부를 꾸준히 해오고 있고, 걷기 동호회에서 8년 넘게 활동하며 길 안내를 하고 있다. 상담 센터에서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덕분에 이 세 가지를 접목한 프로그램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프로그램으로 진행할지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걷기 동호회에서 저녁 걷기를 진행하며 일정 구간을 침묵 걷기를 한 후에, 띵샤를 이용한 종소리 명상을 2, 3분 정도 진행하고 있다. 반응이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종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고 한다. 또한 침묵 걷기도 하루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피드백을 듣기도 한다. 동호회이기에 걷기 명상이나 종소리 명상을 좀 더 자세하게 안내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서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충분한 효과나 피드백을 얻기가 쉽지 않기도 하다.
‘걷고의 걷기 학교’를 준비 중에 있는데, 처음 시작을 WMC 8과 서울 둘레길 걷기 프로그램으로 계획하고 있다. WMC 8은 직장인을 위한 야간 진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 대상은 주로 직장인, 은퇴/퇴직 예정자, 기 은퇴/퇴직자, 그리고 경력 단절 성인을 대상으로 범위를 좁혀 생각하고 있다. 내년을 목표로 차분히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있다. 개인 상담보다는 5명에서 8명 정도의 인원을 모아 집단 상담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집단 상담을 진행하며 필요한 사람에 한해 개인 상담을 권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수 책방 회원들을 대상으로 WMC 8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4주간 진행하기로 협의 중이고, 7월 내에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금년에 시범 운영을 통해 수정과 보완을 하여 내년 중에 ‘걷고의 걷기 학교’를 통해 운영할 생각이다. 가제 ‘나는 왜 걷는가?’라는 책을 발간하기 위해 길을 많이 걷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를 하며 정리해 나가고 있다. 금년까지 10명에서 15명 정도 인터뷰를 하고, 내년 초에 발간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이 책 말미에 ‘걷고의 걷기 학교’ 프로그램 내용을 실을 계획이다. 어제 친구가 보내 준 좋은 자료가 용기를 주었고 조금 침체되었던 준비 과정에 좋은 기폭제가 되었다. WTW, WMC 8, 기타 다양한 심신 힐링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