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걷는가?’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걷기 열풍이 한창인 요즘 다른 사람들이 걷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명사들의 얘기를 담은 책과 영상은 있지만, 일반 서민들이 걷는 이유를 담은 책을 본 적이 없다.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하며 그들의 걷는 이유를 듣고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엮어내고 싶다.
걷기 동호회에서 활동한 지 만 8년이 지났다. 걸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걷기를 통해 변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신장 이식 수술을 한 후에 열심히 걸으며 체력을 회복한 후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하는 분도 있었다. 위암 수술을 받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 국내외 트레킹 코스를 걷고 성찰하는 삶을 살고 있는 분도 보았다. 처음 동호회에 나올 때에는 말수도 적고 표정도 어두웠던 분들이 시간이 지나며 밝은 표정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도 보았다. 생사의 기로에 놓인 자식을 지켜보며 그 힘든 시간을 견디기 위해 걷는 분도 만났다. 대부분 걷기에 나온 분들은 단순히 걷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고 개인마다 사연과 이유가 있었다.
20년 이상 출판 업무를 해 오신 분을 만나 책 발간에 관한 자문을 구했다. 이미 발간된 두 권의 책이 일종의 시험 무대였다면, 지금부터 만드는 책은 기획부터 출간까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좀 더 많은 독자들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만들고 싶었다. 전문가 N은 내게 두 가지 질문을 했다. “왜 책을 발간하고 싶은가?” 와 ‘저자의 덕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발간 동기와 그 책을 써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다가왔다. 전혀 예상 못했던 질문에 순간 당황했지만 의미 있는 질문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책을 발간하고 싶은 이유는 걷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이다.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를 걸으며 극복했던 경험이 있다. 걷기 동호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걷기를 통해 변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걷기는 단순히 신체적 운동이 아니다. 걷기 위해서는 뇌가 명령을 내려야만 한다. 뇌의 명령으로 몸이 움직이면 신체적, 심리적 변화가 만들어진다. 뇌와 심리와 신체는 상호 연결되어 있다. 역으로 몸을 움직이면 뇌와 마음이 변화된다. 대부분 우울이나 불안은 걸으며 해결될 수가 있고, 마음의 상처는 걸으며 만나는 자연과 길동무를 통해서 치유받기도 한다. 걷기의 이런 유용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걷기 홍보 대사’가 되고 싶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걷기 학교’에 관한 안내를 할 계획이다. 격주 간으로 주 1회는 직장인을 위한 ‘저녁 걷기’와 주 1회는 일반 성인을 위한 ‘낮 걷기’부터 시작하고 싶다. 걷기를 통해 생각을 몸의 감각으로 전환시켜 일상 속 평안을 누릴 수 있는 방편으로 활용하고 싶다. 마음이 괴로운 이유는 생각이 많아서이다. 그 생각을 감각으로 전환시키면 지금-여기로 돌아올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걷기를 하며 걷기 명상, 소리 명상, 몸의 오감을 이용한 감각 명상을 할 수 있다. 스트레칭, 종소리 명상, 걷기 명상을 접목하여 걸으며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는 구조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는 ‘걷기 학교’를 홍보하고 싶다.
추후에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을 위한 걷기 프로그램, 은퇴자들을 위한 걷기 프로그램,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쇠이유’ 프로그램 같은 청소년 교화 프로그램, 직장인들을 위한 워크숍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양한 대상에게 제공하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즐겁게 살고 싶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걷기를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N이 질문한 ‘저자의 덕목’에 대한 나의 답은 무엇일까? 걷기 활성화를 도모하고, 걷기를 통해 경험하고 배운 것을 나누어 주는 ‘봉사’가 나의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면, 책을 발간하여 유명 작가까지는 아니더라도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홍보하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을 알리고 싶다. 걷기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걷기 홍보 대사’로 자신을 포지셔닝하고 싶고, 강의와 걷기 프로그램을 통해 심신이 지친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봉사’를 하며 살고 싶다.
N의 질문은 시기적절한 질문이었다. ‘동기’와 ‘덕목’은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이다. 책 발간 동기와 덕목에 대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니 훨씬 더 명확하게 자신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11명을 만나 인터뷰했고, 앞으로 두 명을 더 만날 예정이다. 인터뷰한 내용과 그분들의 사진, 그리고 걷기 학교 홍보 내용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금년 말이나 내년 초에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