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20201103 – 20201104 23km
누적거리: 2,422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걷기 동호회 회원 중 한 분이 수술 전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서울 둘레길을 열심히 걸었다. 함께 걷기도 했고, 일정이 맞지 않아 혼자 걷기도 하며 완주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수술 후 뵙겠다는 인사를 하며 헤어졌다. 가끔 그분이 궁금했다. 수술은 잘 끝났는지, 후유증은 없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어제 걷기에 참석한다는 연락을 받고 기뻤다. 수술이 잘 끝났다는 얘기고,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수술 결과도 좋았다는 얘기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체력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는 얘기다.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가끔 조금 어지럽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함께 걸으며 체력을 회복하자고 얘기했다. 길 안내를 하며 이런 분을 만나면 반갑고 기쁘고 좋다.
한동안 열심히 나오다 최근 두세 달 갑자기 보이지 않았던 분이 있다.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한때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 더욱 마음이 쓰였다. 궁금했지만, 동호회 성격상 먼저 연락을 취하기가 조심스럽다. 동호회의 한계이면서 장점일 수도 있는 부분이다. 개인적인 일로 바빠서 참석은 못하지만 글로 안부를 전한다고 카페에 소식을 전해왔다. 반가웠다. 어디 아픈 것이 아니고 어떤 일이 있어서 그간 참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고맙기도 했다.
반년 전에는 열심히 참석했던 한 분이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았다. 그분이 병이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오래된 지병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모두 힘들어할 때 병원에서 홀로 힘든 시간을 견디며 치료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제 걷기를 마치고 같은 전철을 타고 오며 요즘 건강은 어떤지 물어봤다. 열심히 걷고 식사도 잘하고 있어서 요즘은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꾸준히 나와서 같이 걸으며 심신의 건강을 챙기자고 했다.
길안내를 많이 하고 있는 분이 있다. 특히 지방 트레일을 꾸준히 안내를 하고 있는 분이다. 지방 건설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도 지방 걷기 일정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분이다. 요즘 제주도도 일주일간 걷고 평일 낮에도 걷기에 참석해서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했다. 현장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휴가를 받고 쉬고 있는지 궁금했다. 현장이 끝나서 지금은 서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간 현장에서, 또 걷기 동호회에서 많은 일을 하느라 애써오신 분이라 반가움에 맥주 한잔 같이 하며 회포를 풀었다. 최근에 개통된 북악산 길을 조만간 함께 걷기로 했다. 이런 길동무가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이다.
길을 걸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편안한 사람도 있고, 불편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일은 불편한 사람이 있어도 걷거나 같이 활동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고 함께 지낼 수 있게 된 점이다. 생각이 달라도, 또 삶의 양식이 달라도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은 내게 큰 변화이며 중요한 일이다. 나의 방식을 고집할 필요도 없고, 상대방의 방식이 나와 다르다고 비난할 필요도 없다. 정히 불편하면 조금 거리를 두면 될 뿐이다. 삶 역시 그렇다. 늘 원하는 대로만 풀릴 수는 없다. 힘든 일도 있고 즐거운 일도 있다. 직면하거나 조금 비켜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이러한 양면을 모두 수용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삶이다. 해가 비치면 그늘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해의 방향이 바뀌면 양지와 음지의 위치도 바뀐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양지나 음지 모두 우리가 발 디디고 살고 있는 대지라는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누군가의 아픔이 나의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고, 누군가의 즐거움이 나의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 또한 좋은 일이다 너와 내가 분리된 존재가 아닌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을 느끼기 시작하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나와 다르다고 밀어내는 것이 아니고, 억지로 이해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름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다름을 통해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올라오게 된다. 우리 삶 자체가 어쩌면 세월을 견디는 것이기에 누구나 삶이 힘들 수밖에 없다. 다만 그 힘든 삶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평온할 수도 있고 요동칠 수도 있다. 시각의 변화는 자신의 선택이다. 결국 스스로 삶을 바라보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으니, 모든 것은 자기 책임이다. 삶의 주도권을 자신이 지니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