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140]

코로나 블루

by 걷고

날짜와 거리: 20201214 - 20201215 36km

누적거리: 2,755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 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상에 변화가 오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뜻한다.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있고 백신 도입은 늦어지고 있어서 사람들의 불안은 높아만 가고 있다. 자영업자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신규 채용이 줄어들면서 청년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의료진도 지쳐가고, 코로나 외의 질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은 병원에 가서 진찰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이 되면 낙인이 찍혀 심리적으로 심한 고통을 받게 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로 인해 경제적, 신체적,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나름대로 대책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국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신경 쓰며 노력을 하고 있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모임도 자제하고 있고, 불필요한 외출도 삼가고 있다. 가족과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관리를 하며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나 역시 12월에 있었던 일정들이 취소되었다. 미황사 달마고도길을 길동무들과 함께 가기로 한 계획이 취소되었다. 사위와 단둘이 3박 4일간 울릉도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취소했다. 인하공전에서 3시간 강의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3단계로 격상되면서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어 취소되었다. 연말까지 일정을 살펴보니 걷기 동호회 길 안내, 상담, 상담 센터 간담회와 치과 치료 외의 다른 일정은 아무것도 없다. 할 일들이 있어서 분주했던 마음들이 저절로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덕분에 한 해를 차분히 돌아볼 기회가 생겼다. 올해는 제법 바쁘게 지냈다. 상담, 강의, 공무원 채용 면접관, 걷기 동호회 활동, SNS 활동, 한국 관광공사 유튜브 출연, 글쓰기, 명상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보냈다. 매년 연말을 조용히 홀로 보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일들과 약속으로 정신없이 한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곤 했다. 한 해 바뀌는 것이 그저 하루가 지나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새로운 마음으로 신년을 맞이하고 싶었다. 이번 코로나가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해를 맞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코로나 ‘때문’이 아니고, 코로나 ‘덕분’에 생긴 귀한 기회다. 같은 상황도 시각을 바꾸어 바라보면 다르게 보인다. 탓하는 마음이 고마운 마음으로 변한다.

연말까지 앞으로 2주 남았다. 연초까지 포함하면 약 한 달간의 여유 시간을 갖게 된다. 이번 기회에 명상을 좀 더 집중적으로 수행하려고 한다. 매일 한 시간씩 명상을 해오고 있지만, 늘 뭔가 쫓기듯 했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다른 일로 인해 마음을 뺏길 일도 없는 조용한 일상이라 집중 명상을 하기에 좋은 시기다. 하루에 10km 정도 걸으며 햇빛도 쬐고 자연 속을 유유자적 걷고 싶다. 동호회 회원들과 걷는 날도 있겠지만, 그 외의 날은 홀로 호젓하게 걸으며 여유를 느끼고 싶다. 걸으며 떠오른 상념을 글로 정리해서 글 쓰는 습관을 좀 더 익히려 한다. 가능하면 많은 시간을 명상을 하며 보내고 싶다. 외부 일정이 거의 없기에 시간 확보는 문제가 없다. 다만 의지가 따라줄지가 염려될 뿐이다. 꼭 해야 하는 일도 아니니, 너무 애쓰지는 말자.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되는 대로 해 보자. 홀로 보내는 것 자체가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의미 있을 수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홀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할 일도 없고, 만날 사람들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만사 귀찮게 생각하며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며 살아간다. 이렇게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기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 무기력이 바로 ‘코로나 블루’다.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루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집 주변을 걷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상시에 하고 싶었던 취미 생활에 몰두하거나, 요리를 좋아한다면 가족들과 함께 만들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하루 일정을 만들고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중 단 한 시간만이라도 혼자 보내는 시간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또 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 구성원들이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을 확보해주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통해서 마음속 여유를 확보하게 되면, 그 여유 공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채울 수 있다.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은 아주 의미 있는 말이다. 함께 살되 각자의 독립성과 자율을 보장해주며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할 수 있게 된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 간에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 ‘루틴 만들기’와 ‘따로 또 함께 살기’를 추천하고 싶다.

어제 노을 공원을 걸었다. 노을 공원에서 노을을 맞이했다. 노을이 지나면 어둠이 찾아온다. 어둠 끝에는 밝음이 시작된다. 해가 떠오른다. 노을은 해가 뜨기에 아름답다. 해는 노을이 있기에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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