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만들기
날짜와 거리: 20200221 – 20200222 23km
코스: 한강 공원, 김포 시청 외
누적거리: 3,270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일요일 점심 식사 후 한강변을 걸었다. 날씨는 완전히 늦봄 날씨로 13도, 미세 먼지로 인해 하늘과 강 건너편이 뿌옇게 보인다. 바람이 불면 사라지고, 바람이 잦아들면 다시 찾아오는 미세먼지는 코로나와 함께 우리를 괴롭히며 동시에 상존하고 있다.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임에는 확실하지만, 극복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맞추고 적응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적응과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자연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에 따라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편한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 스스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환경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모 시청에 공무원 채용 면접관으로 다녀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저절로 많이 걷게 된다. 면접 시간보다 약 한 시간 정도 일찍 시청에 도착해서 주변의 산길을 걸었다. 지하철 환승하고, 내려서 걷는 거리도 제법 된다. 인적이 드문 산길을 조용히 걸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오전 면접을 마친 후에 점심 식사 이후 다시 산길을 걸었다. 시청 직원 몇몇 사람들이 걷는 모습도 보인다. 근무지 근처에 산길이 있는 것도 행운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틈이 날 때 걸으면 심신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침에 집에서 출발해서 면접 마칠 때까지 걸은 거리가 약 9km 정도 된다. 면접 마친 후에 동료 면접 위원들과 함께 근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약 20분 정도 되는 거리를 우겨서 걸어서 이동했다. 귀가 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집에 돌아와 확인해 보니 13km를 걸었다. 오늘 하루 운동량은 충분하다.
운동하기 위해서 일부러 시간을 내거나 돈을 쓸 필요가 없다. 물론 전문적인 운동이 필요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경우는 예외이겠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일상 속에서 습관을 들이면 충분한 운동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오늘 아침에도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별로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예상보다 오히려 일찍 출발했다. 덕분에 일찍 도착해서 여유롭게 산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일찍 출발하고 일찍 도착한 것 자체가 주는 편안함이 있다. 또한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 마음은 여유롭고 아침 산책을 하며 차분한 하루를 시작할 수도 있다. 시간에 쫓겨 사는 것보다는 시간을 앞서가며 살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끔 잠을 더 자고 싶거나, 집에서 좀 더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유혹을 느낄 때도 있지만, 이제는 그런 유혹 정도는 쉽게 넘길 수 있게 되었다. 방법은 아주 쉽다. 그냥 신발 신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오늘 저녁부터 날씨가 추워진다는 일기 예보를 듣고 가방에 방한 물품을 준비해서 나왔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일기 예보는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추운 날씨 핑계로 걷지 않으려는 마음이 올라오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다. 늘 갈등 속에 살고 있고, 매 순간 우리는 선택과 결정을 해야만 한다.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나이 들어가면서 할 일도 줄어들고, 사람 만나는 일도 줄어들고, 규칙적인 생활이 무너지면서 삶이 무기력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나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일상이 무너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좋은 습관을 만드는 계기로 삼을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수는 있겠지만, 결코 쉬운 일도 아니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사소한 일도 정해놓고 꾸준히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추워서, 더워서, 비가 와서, 눈이 와서, 미세먼지가 심해서, 어제 몸이 피곤해서, 오늘 할 일이 있어서 등등 수많은 핑계를 대고 운동을 하지 않을 명분을 찾아낸다. 자신의 건강을 살피는 일에 스스로 제동을 걸고 있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몸에 좋다는 약을 먹거나, 짧은 시간에 기구를 이용해서 몸을 건강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걷기가 습관이 된 이후부터 한두 정거장 정도는 저절로 걷게 된다. 시간이 많고 할 일도 별로 없어서 약속 장소까지 한 시간 이상 걸어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약속 마치고 걸어서 돌아오면 하루 운동량은 저절로 확보된다. 일상 속 사소한 좋은 습관이 자신을 지켜주는 고마운 일이 된다. 덕분에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잘 보냈다. 습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