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선정한 기준과 투자 전략에 맞춰 주식을 매수했다. 선정 기준은 저평가된 기업 중 PBR, PER이 낮고, 부채비율이 50% 미만이고, 순이익과 영업이익, 매출이 꾸준히 성장한 종목이다. 시드 머니를 동등하게 배분해서 20개 종목을 매수했다. 재테크 교육에서 배운 내용과 두 권의 책을 바탕으로 이런 기준을 설정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소문이나 누군가가 추천한 종목을 선정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주식 시장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산만의 종목 선정 기준과 투자 전략을 만들고 그 원칙을 준수하며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채권도 조금 매수했다. 비교적 안정적이고 은행 이자보다 높아서 매수했다. 여전히 은행의 안정성에 익숙해서인지 아직도 채권에 대한 믿음이 은행에 예치하는 것만큼 높지는 않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감일 수도 있다. 채권에 대한 설명을 들었음에도 원금 보장에 대한 심리적 신뢰감이 부족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채권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변화될 수 있다면 좋겠다. 신용도가 높은 채권은 일반 투자자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기업이나 큰 손들이 미리 매수하기 때문인 것 같다. 채권이 어떤 것이라는 내용을 알게 된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공부를 하면서 채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천천히 재테크 방법의 다양한 채널에 대한 공부를 하는 재미도 좋을 것 같다.
암호화폐를 좀 더 기다리지 못하고 미리 매도한 것이 아쉽다. 덕분에 중요한 것을 한 가지 배웠다. 기다림의 중요성. 기다리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신념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 암호화폐가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판단 기준을 갖고 있어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판단 기존을 정하고, 불안 속에서도 기다릴 수 있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암호화폐는 아직도 내게는 오리무중이다. 미래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투기와 같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암호화폐에 무지한 나로서는 어떤 판단도 내릴 수 없어서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한 가지 암호화폐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갖고 있다.
금융 문맹이 드디어 재테크를 시작하게 되었다. 재테크가 무슨 뜻인지 네이버로 검색해 보았다. “한자 ‘재무(財務)’와 영어 ‘Technology'의 합성어로 보유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금융 문맹이 스스로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 두드리며 재테크에 대해서 조금씩 눈을 뜨게 되었다. 갑자기 눈을 뜨니 세상이 너무 밝고 크고 넓어서 망망대해 앞에선 느낌이다. 다행스럽게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 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주식과 채권, 암호화폐를 각각 58.4%, 15.6%, 26% 매수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앞으로 더 이상의 투자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더 이상 투자할 여유도 없지만, 무리하게 더 이상 하고 싶지도 않다. 지금부터는 원칙을 지키고 기다리는 일만 남아있다. 조급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을 안고 견디는 힘을 키울 때이다. 또한 원칙을 무너뜨리고 싶을 때, 길 안내를 해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건강한 재테크를 해 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안내자를 만난 것은 매우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주식과 삶의 이치는 같은 것 같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모르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오늘 할 일을 충실하게 하며 불안함을 견디고 기다리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다. 될 일은 되게 되어있고, 안 될 일은 아무리 애써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불안은 삶의 동반자이자 나를 행동하게 하는 큰 동력이다. 불안한 감정을 몰아내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마세요.”(프로이트의 의자, 정도연) 불안을 견디는 일은 삶 속에서,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해서,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재테크를 하면서 불안을 다루는 방법도 공부하고,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기다리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시간을 통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움이 깊어지고, 부족했던 확신이 더욱 단단하게 정립되고 인내의 근육이 생성된다. 그리고 불안은 삶의 동반자이고 에너지라는 사실을 체득하며 점점 더 강한 근육이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