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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브런치

브런치 4 수생의 감개무량 메인노출

by 휘연 Feb 08. 2025

이틀 전,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브런치에 속삭이듯 글을 적어 올렸어요.

나 속 시원하고자 푸념 섞인 일기 글을 휘리릭 적어 올리고 여느 때와 같이 잊고 지냈는데 무슨 일인지 좋아요 알람이 계속 뜨는 것이지요. 오후가 되니 좋아요 수가 제가 받을 양 보다 많아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람?'


브런치 메인 베너에 돌고 있는 나의 발??브런치 메인 베너에 돌고 있는 나의 발??


저는 브런치 4 수생입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섬으로 이주하고 2년이 지난 시점이었을 거예요. 

뼛속 태생까지 서울 아이였던 제가 뭐에 씌었는지 제주도로 이주를 감행하곤, 이곳에서 살기 위해 많은 일들을 벌이며 스스로도 극복할 수 없는 자아 무정부상태의 대 공황을 맞이하고 만 것이죠. 어디에라도 내 속마음을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어 개인 블로그에 비공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혼잣말처럼 글을 쓰다 보니 글쓰기 모임도 나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100일 글쓰기도 하며 쓰는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딘가에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망도 생기게 되었고요. 그곳이 바로 브런치였습니다.


주제 없이 중구난방으로 글을 쓰다 보니 브런치 작가 도전이 쉽지 않았습니다. 글과 주제가 분산되고 하고 싶은 말들이 삼천포로 빠지니 브런치로부터 매번 같은 메일을 받고야 말았죠.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한두 번은 이해 됐지만 세 번 네 번째는 약이 올랐어요. 주변 친구들이 한 번에 브런치 작가가 되는 모습을 보며 좌절하기도 했고요. (브런치는 장수할 거예요. 제가 욕을 많이 했거든요 ㅎㅎ)


꼴도 보기 싫은 브런치를 멀리하며 지내다 지인의 재수 권유에 힘을 내어 다시 도전을 했습니다. 이번엔 주제를 명확히 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미완의 글로 남아있지만 저의 매거진 글 중 하나인 '지극히 개인적인 사부곡'입니다. 아빠의 죽음으로 가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쓰기 시작했지만 그 글을 쓰는 지난봄은 저에게 무척이나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마음에 담아둔 감정을 글로 풀어쓰면 해독이 될 거라 믿었는데 때론 그 글이 독이 되어 저를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마음의 상태일 때는 그 마음이 잔잔해 지기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주제글 쓰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날 제가 하던 데로 그날그날 마음 가는 대로 일기처럼, 말하는 것처럼 휘리릭 글을 써 브런치에 올렸습니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기나 하겠나? 하는 생각이 컸기도 했고요.


그렇게 이틀 전 쓴 글이 많은 분들에게 읽혀지고 나니, 솔직히 너무 창피해 글을 내릴까? 고민까지 했더랬죠.

'왜 내 글이 노출된 거지?' ' 브런치 너무하네.. 이런 건 반칙이잖아' '아.. 사진 어쩔 거야'

어찌 됐던 일은 벌어졌고, 저의 남루한 신세한탄글에  좋아요로 응원해 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부끄럽던 감정과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지만, 솔직한 글이 결국에 나를 살리는 글이라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도 '뭐 이런 일기 같은 글을 올려?' 하셔도 그렇게 글을 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브런치 덕분에 재미난 경험도 , 글쓰기에 대한 고민도 다시 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앞으로 누군가 내 글을 읽어 주고 계시는구나 생각하며 검사도 좀 하고.. 사진도 성의 있는 컷들로 예쁘게 넣어 글을 발행하기로 다짐해 봅니다. 언젠가 일상의 기록이 저의 아이들에게 한 편의 에세이로 남겨지는 날까지 성실히 삶을 기록하겠습니다. 브런치, 고마워요.










감개무량! 브런치 메인 베너에 노출된 마흔의 휘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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