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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 Jan 02. 2021

신년맞이 다이어트 반성일기

어떻게 빼고 있나?

100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야심 차게 100일 안에 10kg을 빼겠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고, 6kg 감량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내가 다이어트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는 식단 관리를 했고, 운동을 했다. 다이어트의 80%인 식단관리와 20%인 운동을 모두 했으니 빠질 일 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야속하게 체중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처음 겪는 '고도비만.',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처음에는 쉽게 빠진다던 말들.'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 그간 나의 변화를 돌아보면서 새로운 100일을 계획해보도록 하겠다. 


1. 체력

운동을 한 지 6주가 넘어가도 체중은 꿈쩍하지 않았다. 처음 운동을 한 3주간은 오히려 체중이 증가해서 운동 선생님께 장난 섞인 꾸중을 듣기도 했다. 운동을 하니 밥맛이 좋아지냐는...... 그 후 약 2kg 정도 내외에서 체중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고 6주 차의 나는 지쳐갔다. 운동 선생님의 위로는 계속되었다. 지나치게 체력이 없을 경우 체력을 끌어올려야 살이 빠지기 시작한다고 말씀하셨다. 돌아보면 내가 체력이 바닥인 건 나만 인정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나는 3층을 오르내리기 힘들어 엘리베이터를 간절히 원했고, 러닝머신 위의 10분은 지옥 같았다. 그저 운동이 싫어서 그런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도 가볍고 러닝머신 위에서 한 시간도 견딜 수 있다. 지금과 비교해보면 정말 체력이 1도 없었다. 정말 운동 선생님 말씀처럼 체력이 없어서였을까. 꽤 긴 시간이 흘러도 살이 빠지지 않았다. 


2. 운동

운동은 억지로 나갔다. 운동이 가기 싫어 하루 종일 답답했다. 오늘은 어떤 핑계로 빠질 수 있을까 고민을 더 많이 했다. 코로나를 피해 중간중간 찾은 휴식일은 꿀 맛이었다. 운동 선생님도 강도를 조절하기 시작하셨다. 내 목표에 맞춰 한 고강도 운동은 나와 운동의 사이를 더욱 멀어지게 할 뿐이라는 걸 생각하신 것 같다. 가벼운 운동으로 운동이 삶에 스며드는 시간을 만들어주셨다. "여기 있는 사람 중에 좋아서 운동하는 사람 없어요. 내 몸이 변한다는 1가지의 장점 때문에 9가지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거예요.", "운동은 그냥 하는 거예요. 늘 있는 일상처럼." 운동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나도 어느새 그냥 운동을 가고 있었다. 


3. 식단

닭가슴살 위주의 식단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도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식단을 3일 유지하고 체중변화가 없으면 하루 풀어지고 다시 3일간 식단을 유지하는 반복이었다. 작심삼일이라도 계속하고 있다면 빠져야 한다 생각했다. 난 몸에게 무례했다. 정성을 다해 다듬고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내가 하는 노력을 알아달라 투정 부리는 어린아이 같았다. 그러다 위장이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레몬 디톡스 음료를 샀다. 하루에 1.5L 레몬수를 마시고 1.5L의 물을 마시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7일 동안 단식을 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미스터 네이처에서 구입했고, 가격은 9만 9천 원이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째에 포기했다. 너무 우울해지고 의욕이 없어졌다. 디톡스를 시작한 둘째 날 저녁. 난 퇴근 후 폭식을 한다. 아직도 집에는 5일 치의 레몬수가 남아있다. 난 다시는 레몬 디톡스를 하지 않을 것이다. 레몬 디톡스가 잘못 한건 없다. 정말 살은 2kg이 빠졌고 그 이후 내 배는 줄어 아직도 빠진 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내가 단식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다시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4. 멘탈

마음이 급했다. 3개월 동안 30kg을 감량한 유튜버들처럼 나도 해야 했다. 빨리 글을 써서 독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체중은 변하지 않았다. 포기하고 다짐하고를 수없이 했다. 내 몸의 작은 변화를 알아봐 주는 가족들 덕분에 포기했다가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운동 선생님도 내가 계속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을 하는데 큰 도움을 주셨다. 내 멘탈은 약했지만 나를 잡아주는 든든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계속할 수 있었다. 요즘은 살이 조금 더 빠져서 85kg 정도 나간다. 연말이라 가족과 집에서 식사하는 시간이 많아 조금 더 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내 몸은 변하고 있고 나는 빠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새로운 100일을 시작하려 한다. 전처럼 언제까지 몇 키로를 빼겠다는 목표는 없다. 나는 정상체중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운동하고 식사량을 조절할 거고, 정상체중이 된 이후에도 운동과 식단은 계속할 생각이다. 지난 100일 동안 체중은 조금 줄었지만 나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과정을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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