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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Jun 09. 2016

서문

내게 처음 공황이 온 것은 16살, 중3때였다. 그때는 정말 심각했다. 지금이 36살이니깐 20년이 지났다. 그 동안 공황은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어떤 시기는 괜찮았다가 다시 공황이 재발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공황은 때론 지독한 우울증으로 바뀌기도 하였다. 정말 악몽같은 시간이었다. 나는 오로지 나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한 삶을 살았다.      


고등학생 때도 심리, 철학 책을 많이 읽었고, 대학도 심리학과를 갔다. 정신과 병원도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인간 정신에 대한 어떤 통찰을 얻었다. 지금은 1년 넘게 병원도 가지 않고 있다. 병이 완치되었단 확신을 한다. 약도 완전히 다 끊었다.    

  

최소한 공황이나 우울증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확신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공황의 과정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나는 그 아픔을 온 몸으로 경험하였기에 그 외롭고 아픔과 힘든 치료 과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요즘은 실제로 공황이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과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차분한 음악을 틀고 명상을 간단히 한다. 그리고 손바닥만 한 메모장에 ‘마음일기’를 적는다. 내용은 간단하다. 현재 내가 스트레스 받을만한 상황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그것에 대한 내 의견을 성의 있게 적는 것이다. 공황은 현재 자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경고’이다. 사람들은 흔히 그 경고를 무시하거나 귀찮아한다. 내 마음이 소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자세만 있어도 공황은 안 일어난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 마음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느꼈다. 어떤 스트레스나 두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놀라지 않는다. 그런 일들은 이미 오래 전에 예상하여 대책이 끝났거나, 통제가 충분히 가능한 일들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은 항상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그 노력을 습관처럼 하고 있으며, 지금 어느 때보다 건강하고 걱정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어제 몸무게를 쟀는데 62kg였다. 꾸준하게 운동도 하고 있다. 36살인데도 피부가 좋고 표정도 늘 밝다. 가끔 이 세상이 참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에서야 공황에 대한 책을 제대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 전에도 책을 쓰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솔직히 그때의 내 상태도 완치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글을 쓸 자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책을 쓸 마음의 여유와 자신이 있다.     

 

책을 완벽한 구성에 맞게 쓰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나처럼 공황으로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전할 메시지는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지 않겠는가? 이 책에서 내가 공황을 완치하기까지 겪었던 일들을 최대한 솔직하게 적을 생각이다. 이 책은 지금도 약 없이 잠을 못 자는 공황장애(또는 우울증, 그밖에 정서적으로 힘든 일)가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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