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참새 Oct 02. 2016

공황이 주는 작은 위로

공황이 주는 작은 위로


인지행동치료 집단프로그램에서 만난 사람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A양 : 그러고 보니 내가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한 가지 도움이 된 것이 있어.


참새 : 매일 매일이 공포인데 좋은 게 뭐가 있겠어요?

A양 : 내가 공황장애를 앓기 전에는 지독한 우울증이 있었거든. 근데 공황장애가 찾아온 뒤로는 우울증이 깨끗이 없어졌어. 신기하지?

참새 : 그게 왜 그럴까요?

A양 : 우울증을 신경 쓸 힘이 남아 있지 않아서 인 것 같아. 당장 죽을 지도 모르는 공포와 싸워야 하는데 우울한 마음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있겠어?


공황을 오래 겪어본 사람은 안다. 공황이 약해지면 우울증이 찾아오고, 공황이 심해질 때는 확실히 우울증이 사라진다. 원래 우울증이 공황보다 강렬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이고 서서히 내 정신을 오염시키는, 어떤 면에서 보면 공황보다 더 무서운 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만화처럼 웃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