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당시 나의 취미는 크게 스타, 농구, 당구였다. 90년대 말 그것들은 많은 학생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고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그것들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고 그래서인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씩 실력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최소한 그런 게임들을 할 때만큼은 내 건강에 대한 걱정들은 머리 속에서 완전 아웃되었다. 그것들이 너무 재미있으니깐 다른 잡념들이 들어올 틈이 없었던 걸까?
아무튼 그때 스타 길드를 조직하여 게임방 대회도 참가하고 농구팀도 만들고 그랬는데 엄청 재미있었다. 게임 잘 하는 내 친구들과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었다. 머슬로우가 말했던 소속의 욕구와 자기 존중의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었다. 물론 그 시절 게임만 한 것이 아니라 책도 많이 읽었지만 그런 게임들만큼 자극적인 즐거움을 직접적으로 가져다 준 것도 없었다.
그때 나는 세상의 많은 철학과 심리학이 다 무슨 소용이지?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에서 남들보다 우위에 있을 수만 있다면 굳이 더한 행복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 이보다 더한 행복도 있을까? 어차피 우리가 사는 이유도 결국 남들 보다 무엇인가를 잘하고 남들에게 인정받고 우월감을 느끼고 프로가 되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이런 생각들 이내 생각을 지배하였던 시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