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나보다 나은 자식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이 있다. 과거에 잘못되었던 것들을 반성하여 개선하고, 잘된 것들은 본받아서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함으로써 윤택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다. 우리의 삶도 역사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어렸을 때를 되돌아보면 많은 불편함과 불행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미개 원주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생활 모습 들였다. 화장실 가는 것이 걱정되어 얼마나 망설였나? 끝내고도 뒤처리가 깔끔 치 못해 한참이나 엉거주춤했던 것이 기억난다.
목욕은 명절에나 가족행사로 갈 수 있지 평소에는 엄두도 못 냈다. 어쩌다가 온천에라도 가게 되면 때를 불려 벗기는 것이 목적인지, 온천을 즐기는 것이 목적인지도 모르고 정성껏 두 번 세 번 때를 벗기고, 어른들에게 검사받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가난하여 학교도 못 가고, 어려서부터 일해야 하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조금 나아져 의무교육제도가 생겼다고는 하나, 중 고등학교에 진학을 못하고 방황하던 젊은이가 또 얼마나 많았나?
그러던 우리가 개량된 화장실은 물론 아침저녁으로 샤워하며, 공부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언제라도, 어디에서도 공부하게 되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달라지게 만들었나?
이것이야말로 부모님의 은덕이요, 조상님들의 덕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나라를 믿고, 우리를 믿어 자식들을 가르치고 훈련시켰기 때문에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선조님들 덕택에 오늘날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무엇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를 예전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장가가서, 아들 딸 낳아 직계가 열 명이나 되고, 아들 딸들이 시집 장가가 손자 손녀가 생겨 모두 합하면 열아홉 명이 되었다. 이렇게 되기 전에는 한 번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상상해 보거나 꿈꿔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살다 보니 지금의 우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각각의 영혼을 가지고 태어난다.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같은 환경 속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양육되어도 각각 다르게 성장한다. 이것은 보이지는 않지만 각자의 영혼이 다르기 때문이며, 이 보이지 않는 영혼의 질(質)에 따라 각각 표현되는 겉 ‘나’가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식의 육체는 낳았지만, 영혼까지를 낳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영혼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이라서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자식들을 믿는다.
“그들은 무엇이든 하려고만 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영혼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나는 다만 그들이 무엇인가 하려고 마음먹도록 조건을 만들어주고, 결심하도록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 나의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 영혼이 날로 성장하고, 오염되지 않고 늘 깨인 상태로 있도록, 일깨우고 격려함도 잊어서는 안 되는 나의 역할이라고 본다.
둘째 애, 수미는 초등학교 입학은 부산 수영 국민학교로 했다. 다니다가 2학년이 되어서 일본 호끼 마 소학교로 전학하여 4년간 공부했다. 그 후 다시 부산으로 귀국하였다. 4년 동안이나 외국생활을 했으니 귀국해서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여 부산 동 여자 중, 고등학교를 거쳐, 부산여대를 나왔다. 재학 중에 일본 영사관에 발탁되어 몇 년 근무하더니, 시집가서 지금은 중국 상해에 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부모와는 전혀 무관한 삶을, 초등학교 시절부터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결혼하여 딸, 아들을 낳았는데 큰 딸은 지금 미국에서 미술을 공부하다가 디자인 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아들은 한국에 돌아와 연세대에 들어가 경영을 전공하고 있다.
누가 이렇게 뿔뿔이 헤어져 살기를 원하겠나? 나는 한 번도 이런 국제가족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의 힘으로는 이렇게 할 수도 없었지만, 한다고 해도 되지 않을 일이다.
딸은 딸대로, 손자와 손녀는 손자와 손녀대로 각각의 능력과 소질을 가지고 태어났고, 그 능력과 소질을 스스로 찾아, 메꿔 나가는 것이 각자의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 또한 그렇게 살아왔다.
내 속에 잠재한 무한한 힘을 믿고, 그 힘을 개발하는 것이 나의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은 우리 가족이면 누구나 외우고 있는 인부 경이다. 내가 인부 경이라고 이름한 것은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사람으로서 천부적으로 부여받은 능력과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규정해 본 때문이다.
“나는 하느님의 분신으로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 무한한 자비, 무한한 능력 무한한 생명력을 구사합니다. 이 깨달음을 통해 나 0 0 0은 뜬 구름과 같은 오감의 세계를 벗어나, 상부상조하는 대 조화의 세계. 하느님과 나, 남과 나, 우주와 내가 하나로 합해지는 실상의 세계를 살아갑니다. 정심 정도, 한마음님, 하나로써, 한 평생을 한결같이 실천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
그러니까 '나'라는 존재는 대단한 어떤 것이 아니고, 하느님 또는 부처님의 뜻을 실현해 가는 하나의 도구로써 충실할 때, 그냥 스스로의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를 철두철미하게 잊고, 주어진 삶의 조건들을 착실히 이행하려고 노력했고, 자식들에게도 또한 그런 삶이 좋다고 적극적으로 권유할 뿐이다.
고맙게도 자식들이 나의 뜻에 잘 따라 주어, 나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는 자식들이 모일 때마다 이렇게 당부한다.
“너희 들은 나 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의 아들 딸들은
너희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키워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후손들이 사회를 위해 일하고,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는 그런 선량이 되도록 몸과 마음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무엇을 얻으려고 하기보다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 더 잘 살 수 있고, 누구에게 시키기보다 내가 솔선수범해야 더 많은 일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한 평생 변함없이 실천해 가기를 권유하고 있다.
이 세상은 있는 그대로가 천국이요 보물 창고다.
내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임 하느냐에 따라 천국을 살면서 보물을 얻을 수 도있고, 반대로 있는 것도 잃으면서 지옥 같은 생활을 할 수도 있다.
맑은 영혼을 소유한 사람은 날로 그 생활이 윤택해지고 행복할 것이나, 나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베풀기보다 얻으려고만 한다면 조금씩 조금씩 퇴보의 길을 걸어 결국은 험악하고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나보다 나은 자식들을 주시어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다. 언제나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따르려고 노력한다. 나의 의견을 고집하기보다 그들의 뜻을 따름이 발전적이고, 집안에 웃음을 전파하는 파급 효과까지 있다.
남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것은, 그가 그의 뜻을 고집하기 위함이 아니고, 나의 생각을 보완하기 위한 더 높은 분의 배려임을 우리는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