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항상 조심한다.
함부로 말하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하고,
혹여나 상처가 될까 싶어 신중하게 표현하려 한다.
관계가 끊어지는 게 두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정말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혹여 내 말 한마디가 오해가 되어 멀어지게 될까 봐,
나는 항상 조심하고 배려하려 한다.
그런데 가끔, 나와는 정반대인 사람들이 있다.
“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
“우린 그런 사이 아니야?”
“설마 이걸로 기분 나빠하는 거야?”
소중하다는 이유로, 상대가 모든 걸 이해해 줄 거라 믿는 사람들.
자신이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가까운 사이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은 말한다.
"난 솔직한 성격이야."
"난 그냥 내 생각을 말했을 뿐이야."
"넌 날 이해해 줄 거라 생각했는데, 실망이야."
그럴 때마다 나는 묻고 싶어진다.
"소중한 사람이라면, 더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는 흔히 "가까운 사람에게 더 편하게 대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오래된 친구, 가족, 연인, 믿을 수 있는 사람들.
하지만 편하다는 이유로 예의를 잃고, 배려를 놓치는 순간,
그 관계는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나는 오히려 소중한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당한 거리감이 아니라,
서로를 더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내가 편하다고 해서 상대도 같은 기분일 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
서로를 잘 알기에 더 조심해야 하고, 더 신중해야 한다.
말이란, 한 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는 법이다.
가까운 사이에서 나눈 말이 더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하고,
오히려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말이 변명이 될 때,
"넌 이해해 줄 줄 알았어"라는 말이
관계를 더 틀어지게 만들 때,
그때는 이미 늦은 후일지도 모른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소중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처럼,
나도 같은 배려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편안함과 이기심을 착각하고,
어떤 사람은 배려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렇다고 해서 나도 똑같이 대할 수는 없다.
나는 여전히,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조심하고 싶다.
나 또한 그들에게 ‘편한 사람이지만, 함부로 해도 되는 존재’가 아닌,
‘소중하기 때문에 더 아끼고 배려해야 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이해받기를 바라기보다는, 서로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들.
편한 관계 속에서도 배려를 잃지 않는 사람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따뜻하게 서로를 대하는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남아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