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이 쫀득 쿠키의 가성비와 가심비

베이킹은 언제나 재미있는 놀이다.

by 류이수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SNS의 핫이슈는 두바이쫀득쿠키 (이하 두쫀쿠)인 듯하다.

원재료 중 하나인 카다이프는 온라인마켓에서도 오프라인 마켓에서도 찾기 힘든 품귀현상이 일고 있고, 대체제를 개발하고 소개하는 정보가 여기저기서 알고리즘을 타고 올라온다.

그 여파로 마시멜로 역시도 온오프라인 마켓의 웬만한 진열대를 채워두지 않는다.


어느 주말 저녁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즐거운 수다를 나누다가 이 뜨거운 열풍 속의 '두쫀쿠''를 우리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근자감과 당장 실행해 보자는 충동 돌진했다. 드디어 우리도 '두쫀쿠 베이킹'대열에 나서고야 말았다.



1. 카다이프면 대체템으로 무엇이 나은 선택일까?


일단 카다이프면을 대체할 만한 것을 탐색하다가 우리는 춘권피와 두부면 두 가지를 마트에 나가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 춘권피는 일반 소형 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재료인지 동네 마트 3곳을 뒤졌는데 어디에도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두부면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가 있었다. 네모반듯 100g 팩의 두부면들이 다소곳이 두부코너 옆 선반에 차곡차곡 자리하고 앉아서 나를 기다려주고 있다. 얼른 장바구니에 집어 담아서 집으로 안전히 모시고 왔다. 바로 물기를 빼내고 키친타월로 꼼꼼히 물기를 닦아주었다 오븐 트레이 위에 유산지 깔고 두부면을 최대한 넓게 펼쳐서 올려주고 180도에 예열된 오븐에서 20~30분 돌려주었다. 두부면은 바싹 구워졌고 수분이 빠지니 더 가늘어진 것 같았다.



2.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두 번째로 중요한 재료 중의 하나가 바로 피스타치오 페이스트인데,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나 스프레드를 직접 만들거나 구매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는 당장에 실행하기 위해 집에 있거나 인근 마트에서 바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대체품을 찾아야 했다. 결국엔 아몬드와 호박씨 그리고 잣을 섞고, 여기에 버터와 올리브오일을 충분히 넣어주어 부드러운 페이스트를 만들기로 했다. 여기에 피스타치오 오일을 2~3방울 떨어뜨리면 완벽할 것 같았다. 아지만 현실엔 피스타치오 오일이 없었다. 대신 평소에 베이킹에 주로 쓰던 바닐라익스트랙 2~3방울을 대신 넣어보았다.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받아들일 만했다. 처음엔 믹서기에 얼음 'crush mode'로 갈아보았다. 2~3번 돌려도 알갱이가 작은 호박씨와 잣이 겉돌고 우리가 원하는 만큼 곱게 갈리지 않았다. 아이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작은 절구를 써보자고 한다. 가끔 깨소금이나 갈던 소용량의 절구인지라 빻고 찧고를 몇 번 반복해야만 했다. 두 아이가 서로 번갈아가며 달나라 토끼들처럼 달밤에 절구질을 한다. 이웃집에 소음피해를 줄까 봐 한 손에 받치고 한 손으로 힘을 주어 찧고 빻으니 드디어 고운 페이스트 형태에 가깝게 제형이 만들어진다. 이토록 강력한 노동력이 투입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 '두쫀쿠'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전히 피스타치오 오일을 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서 집 앞에 아이스크림 할인점으로 향했다. 누가바 피스타치오맛을 찾아내었다. 누가 코팅을 벗겨낸 뒤 피스타치오맛 아이스크림만 녹여서 페이스트와 섞어주었더니 풍미가 딱 피스타치오이다! 여기에 전자레인지에서 녹여둔 화이트초코커버춰를 넣고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반죽을 마무리해 준다.


이 반죽에 바싹 구워진 두부면을 잘게 부수어 넣고 잘 섞어주고, 한입에 들어갈 만큼 동글동글하게 손으로 모양을 잡아 접시에 놓아둔다. 딱 10개가 만들어졌다. 냉동실에 30분 정도 넣어 차게 식혀둔다.


3. 짠~득! 마시멜로 제조


가장 중요한 마시멜로 제작이 남았다. 인덕션 불 세기를 1에 두고 아주 약한 불에 마시멜로 한 봉지를 녹여야 한다. 최대한 열이 빨리 닿도록 마시멜루우의 표면장력을 극대화해 준다. 우리는 이것을 마시멜로 수제비 뜨기라고 이름 붙였다. 손으로 잘게 뜯어 예열된 웍에 버터 녹이고 그 위에 무던히 툭툭 던져 준다. 천천히 부드럽게 잘 녹기를 바랄 뿐이었다. 와우! 마시멜로가 부드럽게 말랑말랑 잘 녹았다. 여기에 코코아파우더 반스푼 정도 추가하고, 탈지분유를 넣어주면 피스타치오페이스트와 카다이프를 감쌀 수 있는 마시멜로 쫀득 피가 완성된다. 그러나 마시멜로의 끈적함을 완화하는 탈지분유가 집에도 마트에도 없다! 갑자기 큰 아이가 믹스커피를 찾는다. 몇 년 전에 수학학원에서 선생님이 블랙커피를 드시고 싶은데 믹스커피밖에 없어서 봉지 가운데를 살짝 집고 스틱을 흔들어서 커피 알갱이만 한쪽으로 모아 블랙커피를 타 드셨더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때 선생님과 반대로, 우리는 커피를 버리고 고운 분말 크림을 추출하여 썼다. 초코맛의 아주 쫀득한 마시멜로 반죽을 나무주걱으로 치댄다. 쭈왁~ 쭈왁~! 늘어나는 모습이 마치 터키 아이스크림 파는 외국인이 보여주는 것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이 작업이 오늘의 '두쫀쿠' 베이킹 중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과정이다. 큰아이가 주로 반죽을 치대었는데, 손아귀에 쥐가 몇 번이나 났다고 했다.

웤에서 초코마시멜로우 반죽하기


4. '두쫀쿠' 만들기


냉동실에서 차갑게 식혀진 피스타치오카다이프 반죽을 꺼냈다.

마시멜로 피 반죽도 10 등분하여 만두피처럼 얇게 펴준다. 그리고, 동그랗고 낙엽색깔의 피스타치오카다이프 반죽을 감싸준다. 마시멜로가 끈적거려서 릴트릴 장갑에 올리브를 바르고 만져도 시간이 지나면 엄청 달라붙는다. 참다못해 나중에는 릴트릴 장갑도 벗어던지고 맨손으로 작업하기도 했다. 가족끼리 먹는 거니 이 정도는 봐줘야 한다면서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 카카오파우더를 고르게 묻혔다. 너무 많이 묻히면 먹을 때 많이 쓰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적당히 잘 털어내주어야 했다. 나중에 하나씩 까먹기 편하게 개별포장을 해주었다. 냉장고에 넣어 두고 차게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간추려본다...


오늘의 재료



두부면 100g x2팩 (카다이프면 대체)


아몬드 100g, 호박씨 100g, 잣 50g (피스타치오 대체)


올리브오일 100ml


바닐라익스트랙 2~3방울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피스타치오 오일 대체)


화이트초코커버춰 100g


마시멜로 1 봉지 (160g)


버터 30g


커피믹스(13g) x 3 봉지 (탈지분유 대체용)


코코아파우더 1 cup





소요 시긴



2시간





오늘의 결론


다양한 재료와 막대한 노동과 충분한 시간을 들여 만들어야 하므로 직접 제조하는 것이 과연 가성비가 있을까 매 순간 의심했다. 원재료비용과 최저시급을 반영한 인력비용을 환산하자면, '두쫀쿠'를 구매해 먹는 것이 훨씬 가성비가 높다.

그러나, 머리가 한참 커버린 21살 아들과 자기주장이 강해진 17살 딸아이가 나란히 시대의 핫템을 베이킹하며, 대체템과 조리법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동안의 온갖 좌충우돌이, 끊임없는 수다와 깔깔거리는 웃음으로 가득한 시간들이, 얼마나 앞으로 더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마치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함께 떠났던 산골 어느 고요한 캠핑장에서 신나게 놀아내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뻔했다. 2월의 첫 일요일 저녁을 불태운 두 시간의 '두쫀쿠' 베이킹은 가성비보다는 가심비가 높아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던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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