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하던 것만 끝내면 쉴 줄 알았어
쉼은 없다고 단념하게 되었다.
인생은 계속 달리는 것이며,
숨이 차면 숨을 고르는 것이지,
주저 않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꿈을 실현하는 것은 어렵다. 꿈을 좇아야 보일 듯 말 듯 하지, 꿈을 놓아 버리면 빠르게 사라졌다. 정말인지 꿈을 이루는 것보다 임신이 더 쉬웠다. 임신은 결심하기까지가 어렵지 임신을 하게 되면 결과는 40주 안에 드러난다. 하지만 꿈은 한 달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예측할 수 없어서 꿈을 잡고 있는 내내 편한 날은 없었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앞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삽질의 누적도 꿈꾸는 것을 수월하게 해 주는구나. 이제는 생각한 바에 접근이라도 할 수 있기에 꿈을 꾸는 것이 어린 날보다는 막연하지 않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에 몰두하듯 돈에도 관심을 가졌더라면 지금 나의 삶은 어땠을까?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었을까? 얼마 벌지 못했으니 가진 것도 없었겠지? 종잣돈이라도 있어야 돈이 불어나는데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시간당 최저시급의 일자리를 구하지 않았을까?
언니는 늘 비상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언제 무슨 상황이 될지 모르니 돈은 쥐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결혼을 하더라도 가난한 남자를 만나면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밑천으로 쓰고, 부자 남자를 만나면 이거라도 모아서 왔다고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난 생각이 달랐다. 가난한 남자를 만나면 평생 가난하게 살 테니 지금 즐겨야 하며, 부자를 만나면 내가 모은 돈이 푼돈이 되니 모은 돈은 의미를 잃을 것 같아서 지금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언니는 내게 비상금의 중요성에 대해 말을 하다가 현실적인 말을 접었다.
우리 둘 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계속 일을 하고 있다. 모으건 썼건 결국 쉬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 결혼 전에 모았던 돈은 일찌감치 사라지고 당장 필요한 돈을 벌어 쓰고 있다.
결국 어차피 계속 일하게 될 것이었다.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다해도 되는 것이었다.
내가 사는 삶은 비상금이 없는 삶이라 일을 멈추면 안 되는 삶이다. 결국 쉴 수 없는 삶이다.
하지만 이런 삶에서 위안을 찾는다면 여전히 꿈을 좇고 있어서 하고 싶은 것에 계속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고,
현실감각이 떨어져서 속세에선 비껴간 삶을 살아 마음은 편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재테크에 집중하느라
본인이 생각했던 꿈을 접은 것은 아닐까?
나는 신기루 같은 꿈 때문에
미래가 불안한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