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표를 만들자

by 김혜영

느낌표를 만들자

깨달음은 어느 순간 ‘문득’오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런 생각도 없을 때 오지는 않는다.

무언가 목적의식이 있을 때 스쳐 지나간다.

나의 경우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로 강의의뢰가 오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기회에 배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 그래서 강의를 수락하면 그때부터 고민이 된다. 알고 있는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슨 말로 강의를 해야 할지 난감해진다.

그럴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노트북 바탕화면에 새로운 폴더를 만드는 일이다. 당장 아무 내용도 수집되지 않았지만 일단 만들어 둔다. 그리고 평소 항상 가지고 다니는 노트를 펴서 강의 주제를 상단에 적어둔다. 그리고 미련 없이 노트를 덮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렇게 폴더를 만들고 노트에 주제를 적어두면 그때부터 다양한 정보와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눈에 띈다. 우연히 튼 TV속 드라마에서도 주인공들이 이 주제와 관련된 대화를 한다. 아무 기대 없이 들른 서점에서는 관련 서적이 눈에 바로 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관련 동영상에 눈길이 멈춘다. 그리고 지인들과 수다를 떨다가도 문득문득 주제와 연관된 에피소드가 흘러나온다. 어느새 폴더와 노트에는 관련 정보와 에피소드들이 빼곡히 들어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 한방’이 부족할 경우가 있다. 뭔가 부족한데.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면 불현듯 스치고 지나가는 아이디어가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섬광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다.


이상한 일은 “무엇”인가에 꽂혀 시간을 보내면, 그 시간들이 그 “무엇”으로 채워진다는 점이다. 마치 나의 모든 촉각이 그 “무엇” 찾기 위해 풀가동하는 느낌이다. 심지어 주변의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그 “무엇”을 같이 찾아주는 것 같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을 찾겠다는 나의 목적의식이 삶 속에 숨어있던 “무엇”을 발견해 내기 때문이다. 결국 내 안의 역량으로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순간에서든 목적의식은 중요하다. 목적의식이 있는 사람만이 삶 속에서 느낌표를 찾아낼 수 있다.

회사를 열심히 다니는 사람은 목적이 성공이 될 수 있다. 이 생각이 가득한 사람은 해당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지식에 눈길이 멈출 것이다. 그리고 성공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즐거울 것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스스로가 그린 ‘성공’에 다가갈 수 있다.

반면 넘어진 사람들은 사실 그 목적과 목표가 무너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각기관이 관심을 갖고 머무를 대상이 모호해진다. 그래서 무기력해지기 쉽다.


만약 목적이 사라진 시점이라면 마음속에 빈 폴더를 하나 만들어보자.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어렴풋한 이미지의 단어들로 폴더를 하나 만들어보자. 그러면 폴더를 만들기 전의 세상에서 얻은 것보다 훨씬 값지고 의미 있는 것들로 채워질 것이다.

정교하지 않은 목표라면 어떤가? 어렴풋하더라도 하나 둘 정보들이 쌓이다 보면 내가 가고자 했던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나도 몰랐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목표는 사실 조금씩 변한다. 지금까지 내가 아는 지식과 정보의 범주안에서 목표를 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식과 정보가 다양해지면 목표가 조금씩 수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또한 막연하게나마 목표의 방향성이 정해져 있을 때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목표를 정하고 작게라도 시작하는 것이 이미 반을 달성한 셈이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일수록 방향성은 중요하다.

이 방향은 오직 나 자신밖에 알 수 없다. 바로 우리가 자신과 대화를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방향성을 알고 기대하는 것이 있는 사람만이 느낌표를 만들어낼 수 있다.

넘어졌을 때 애써 빨리 일어나 다시 뛰어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여기가 어디인지, 그리고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었는지는 명확하게 인지해야 한다. 그래야 아픈 통증이 가시고 일어설 힘이 생겼을 때 방황하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가고자 하는 방향성은 언제든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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