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더 절실한 다음은 없다

by 김혜영

인생의 타이밍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절묘한 타이밍은 언제일까?

이 절묘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이 그 타이밍이구나!’라고 자각하는 것 만으로도 앞서나갈 수 있다.

타이밍을 요하는 것들은 우리 인생에 정말 많다. 운전을 할 때도 ‘지금 끼어들기를 할까? 지금이 적당할 타이밍일까?’ 하며 그 절묘한 타이밍을 찾는다.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회의석상에서 ‘지금 이 안건을 얘기할까? 지금이 적당한 타이밍일까?’ 계속 선택하게 된다.


만약 타이밍을 놓쳤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운전하다 끼어들 타이밍을 놓쳤으면 끼어들 조금의 기회라도 보인다면 다시 끼어들면 된다. 회의할 때 안건을 제안할 타이밍을 놓쳤다면, 안건을 보고할 기회를 만들면 된다. 좋은 상사나 동료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런 사람을 만날 기회를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사람관계에서는?

나는 타이밍은 일이나 다른 어떤 상황보다도 사람관계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조금 소원해진 친구의 생일이다. 모른척하자니 마음이 불편하고, 모바일 쿠폰을 선물하자니 도리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찾아가자니 시간이 벌써 어둑어둑한 저녁이다.

이때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나는 이 순간이 그 친구와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가장 최적의 절묘한 타이밍이라고 본다. 늦은 시간이라도 케잌 하나 사들고 친구 집으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늦어서 미안하다고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늦었지만 축하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만약 이 24시간이라는 타이밍을 놓친다면, 끼어들기를 다시 하거나 안건을 보고하는 것과는 달리,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의 관계는 적절하게 관리해주지 않으면 금새 변질돼 버린다. 관리상태에 따라 유통기한이 정해지는 셈이다.

그래서 적절한 관리방법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한번의 실수로 짧은 유통기한이 만들어지게 되면 조만간 변질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관계의 생명력을 건강하게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타이밍을 찾아내기 위해선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번째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친구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면, 적절한 타이밍이 오기를 기다리기 전에 어떤 내용을 어떻게 전할지 마음의 준비부터 해야한다. 구체적으로 서로 오해하기 시작한 시점의 사건과 상처를 준 자신이 얼마나 미안했는지, 그리고 함께 나아가고 싶은 미래가 어떤 모습인지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최적의 타이밍이 와도 그냥 흘려보낼 수 밖에 없다.

두번째로 “이 시점은 너무 빠른가?”싶을 때 나서는 용기이다.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난 후 바로 비슷한 기회가 올 때 많은 사람들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거 같아.”라며 타이밍을 놓아버린다. 그런데 그 다음 타이밍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그러니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라도 가장 빨리 다가오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가장 빠른 노력보다 더 적절한 타이밍은 없는 것 같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미묘한 감정이 얽혀있는 경우는 빠르면 빠를수록 더 효과적이다. 조금 빨리 사과하는 것이 사과할 타이밍을 놓쳐 못하는 것 보다 월등히 낫다. 조금 빨리 시작하는 것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사라진 후 억지로 하는 것보다 월등히 수월하다.

지금보다 더 절실한 다음은 없기 때문이다.

2014년 대한민국을 모조리 침몰시킨 세월호에는 아직 펴보지 못한 아이들이 있었다. 그 아이들의 억울함과 우리 어른들의 무능함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아이들이 배가 가라앉을 때 단체 톡을 뉴스에서 본 기억이 있다. 아이들의 마지막 대화가 무엇이라고 짐작하는가? 이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 할까?라는 원망의 대화가 아니었다.

“얘들아, 힘을 내자.”
“선생님, 사랑해요. 그리고 감사해요”
“친구들아, 사랑해”
“얘들아, 너희들과 함께여서 정말 행복했어”
“엄마, 아빠 사랑해요”

우리는 궁극의 상황에서는 그동안 감춰뒀던 감정을 털어놓는다. 겉의 모든 불필요한 껍질을 벗고 존재의 본질만이 남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은 위기감이 용기를 준다. 그런데 만약 이 감정을 평상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했다면 어땠을까? 관계가 더 말랑말랑해지지 않았을까?


아침에 늦장부리는 아이에게 소리지르고 출근한 여자가 있다. 계속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나 ‘집에 가서 잘해줘야지’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아이는 그날 불의의 사고로 다시 보지 못하게 되었다. 이 엄마는 평생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까?

우리의 관계속에서 지나치게 빠른 타이밍은 없다.
어쩌면 다음은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이 가장 완벽하고 절실한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용기를 내는 것에 망설이면 안된다.

마지막 세번째는 적절한 타이밍을 의지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는 의도하지 않은 우연에서 발견되는 기회가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연은 의도된 우연으로도 만들어 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꿈”이다.

지금은 워킹맘이지만 언젠가는 책을 쓰는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여성이 있다. 그녀는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타이밍이 오기를 몇 년동안 기다린다. 그러나 매일 빡빡한 일정으로 바늘하나 들어갈 여유도 없는 일상의 그녀에게 그런 기회는 과연 올까? 만약 왔다손 치더라도 그녀는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글쓰기를 해본 적도 없고, 부족한 시간으로 독서할 시간조차 부족한 그녀에게 그 꿈은 ‘그저 먼 꿈’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그런 기회를 통해 “언감생심……”이라며 아예 꿈을 포기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타이밍은 사실 만들어가는 것이다. 엇비슷한 기회를 자꾸 만들어가고, 비슷한 기회환경 속에 자신을 익숙하게 만들면, 일상 속에서 타이밍을 낚아채는 연습을 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타이밍은 준비와 노력의 문제이다. 그리고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지의 문제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오는 타이밍은 없다.

타이밍을 잘 알아채는 것, 그것을 절묘한 타이밍으로 만들어 내는 것 역시 선택의 문제이다.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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