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T.E.A를 마셔라-2

Effort; 노력 "당신은 커서 뭐가 되고 싶나요?"

by 김혜영

며칠 전 곧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큰아이에게 물어봤다.

“유하야, 넌 커서 뭐가 되고 싶어?”

그랬더니 의사란다. 다시 물어봤다. “어떤 의사? 치과선생님? 소아과선생님? 이비인후과선생님?” 아이가 다녀본 병원을 중심으로 물어봤다. 그랬더니 아이는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 안 해 봤단다.

그리고선 나에게 이렇게 물어봤다.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


어른이 되고 나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질문.

사실 어법 자체가 잘못됐다. 나는 ‘이미’ 어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른은 계속 유지되는 상태이고, 나는 아직도 성장 중이고, 또한 성장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이의 그 물음에 답을 해야하는데 나는 망설이고 있었다.


그렇다. 어느 순간 ‘어른’이라는 허울에 갇혀 꿈을 꾸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 순간 머릿속이 조금 말개지는 느낌이었다. 왜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열정이 생기지 않고, 억지스러운 노력의 느낌이었는지 알 것 같았다. 진정 ‘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 아이의 꿈처럼 ‘직업’에 내 꿈을 한정지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의 나이와 처지, 배운 학업적 지식등이 그런 꿈을 갖는데 장애요소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현실적으로도 그러하다. 나는 지금 당장 ‘의사’가 되기에는 문제가 많다. 노력해야 하는 시간과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렇지만 나는 분명 ‘꿈’을 꿀수도 있었다.


꿈은 ‘하고 싶은 무슨 일’이 아니라 ‘되고 싶은 무언가’가 될 수 있다.
직업적 가치가 아니라 존재적 가치일 수 있다.
꼭 어떠한 유형의 형태가 되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 있는 “꿈”이 될수 있다.

쉴 사이 없이 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 그곳에 인생의 참된 일은 전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보다 나아지는 것은, 우리들의 노력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 –톨스토이


나는 ‘더 좋은’사람이 되고 싶다. 어제의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톨스토이의 말처럼 보다 나아지는 것은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물론 처음부터 잘 하는 천재적인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의 첫 걸음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나와 같은 범인은 이미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것은 천재들의 그것도 ‘더 좋아지기’ 위해서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적어도 나에게는 성공의 기준이 절대적인 Good 이 아니라 Better 이길 바란다.


언젠가 ‘응답하라’ 시리즈로 유명한 신원호pd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첫 응답하라 드라마를 시작할 때 드라마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고백했다. 혼자서는 만들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공동집필’의 방식을 취하였고, 그 방식이 본인 성공의 이유였다고 고백했다.

IQ 1000의 한 사람의 아이디어보다 IQ 100의 10사람의 아이디어가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천재의 첫 훌륭한 성과에 기죽을 필요가 없다. 평범한 나의 10번의 노력이 그의 천재성을 이길 수도 있다.


성공과 성과를 양(量)으로 기준하지 않고, 질(質)로 기준하는 것은 현명하다.
그러나 ‘절대적인 노력’의 양 없이는 ‘더 좋은’ 품질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1998년 제 70회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휩쓴 영화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s good as it get)"이다. 이 영화에서 괴팍한 강박증세의 남자 주인공 멜빈(잭 니콜슨 분)은 따뜻한 이웃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마음의 문의 연다. 그 중심에는 여자 주인공 캐롤(헬렌 헌트 분)이 있다. 멜빈은 캐롤에게 사랑을 느끼고 드디어 고백하는 장면이 있다. 괴팍한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You make me wanna be a better man.” (당신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나도 어제의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꿈을 지나치게 정형화하여 꿈꿀 설레는 기회마저 스스로에게서 박탈하지 말자.

나이가 많아도, 이미 어른이어도 우리는 현재진행형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는 그 순간까지도 “꿈”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존재의 이유가 분명해진다.

조금 소박한 꿈이라면 어떤가? 소박한 꿈이 오히려 더 이루기 쉽다. 하나의 소박한 꿈을 이루고 나면 더 진화한 꿈을 꾸는 건 더 가슴뛰는 일 아니겠는가?

이제 대답해보자.


“당신은 커서 뭐가 되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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