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한 아줌마란 이름

by 김혜영

로맨틱한 아줌마란 이름

대한민국 국민 잉꼬부부 션과 정혜영 부부는 선행뿐 아니라 4명의 아이들을 사랑으로 양육하는 부모로도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다. 션의 아내 사랑은 대한민국 온 국민이 다 알 정도로 지극하다.

션이 가사일을 많이 도와주냐는 물음에 정혜영씨는 음식, 빨래, 설거지 등 많이 도와준다고 했다. 리포터가 부럽다고 말하자 그녀는 쑥스럽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가사일보다 애들 보는 게 더 힘들어요”

아이들과 놀아주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일단 이성적인 대화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석블록을 가지고 와서 아이가 묻는다. “엄마, 이거 자동차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요?”

그러면 나는 “일단 바퀴를 밑에 두고 문과 창문을 만들고 단단하게 하려면 블록을 한번만 올리는 것 보다는 두 번 정도 올리는 것이 좋아”라고 진땀 흘리며 공정과정을 설명한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 그거 말고 자동차를 어떻게 만드냐고요?” 라고 되묻는다.

“그러니까, 이렇게 만드는 거라고 지금 설명하고 있잖니”라고 해 봤자 아이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다.

그래서 나는 바퀴 두개위에 블록 한 개를 붙였다. 그리고 그 위에 문과 창문을 달려는 순간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우와~ 자동차다. 엄마 최고!”이러고선 가지고 달려간다.

난 겨우 바퀴 두 개만을 연결했는데 말이다.

아이에게는 논리적인 자동차는 중요하지 않았다. 동글동글 굴러가는 자동차가 중요했던 것이다.


아들이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자동차는 어떻게 굴러가요?”

“자동차에는 엔진이라는 사람의 심장 같은 것이 있는데, 여기에 기름이라는 연료를 주면 힘을 받게 돼. 그때 운전자가 엑셀을 밟으면 자동차가 움직이는 거야”

아들은 눈만 끔뻑끔뻑하며 다시 엄마를 바라본다.

“엄마, 자동차는 어떻게 굴러가요?”

“자동차는 동그란 바퀴 네 개로 빙글빙글 돌아가~”

아들은 그제서야 이해가 된다는 듯 빙긋 웃는다.

예전 아이들과의 소통과 관련된 강연에서 들은 에피소드이다. 아이들과의 소통은 어려운 논리와 이론이 기반되지 않는다. 아이의 감성에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도록 훈련 받고 강요 받고 살아왔다. 그래서 비논리적인 말은 성인의 자격에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감성으로 소통해야 한다. 아이들은 이성적인 근거이전에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이 신기한 호기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흥미진진하게 물어오는 아이에게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상당히 미안한 일이다.

오후시간 강의 시 나는 가끔 이렇게 얘기한다.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저는 식사 후 치카를 하지 않으면……” 그러면 청중 분들은 웃으면서 다 이러신다. “집에 아가가 있군요~”라고.

이렇게 아이들과 소통할 때 사용하는 단어는 아이 눈높이에 맞춰진 감성언어이다.

어려운 말보다는 단어만 들어도 기분 좋고 금새 이미지가 떠오르는 감성언어.

그래서 나는 아이 눈높이에 맞는 단어는 단지 쉬운 단어가 아니라 아이의 충만한 감성에 맞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감성에 맞춰 놀아주다 보면 우리의 감성지수도 함께 높아진다.

처음에는 분명 아이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감성언어를 사용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엄마의 감성지수가 높아진다. 그래서 엄마들은 쉽게 슬프고 아픈 이야기에 눈물을 보인다.

나의 경우 결혼 전 공포영화를 참 잘 보고, 롤러코스터도 상당히 잘 탔다. 반면 슬픈 영화는 청승스러워서 싫어했다.

그런데 엄마가 되고 나서부터 공포영화는 너무 공포스러워서 두 눈 뜨고 보질 못하고, 롤러코스터는 이걸 왜 타나 싶다. 그리고 슬픈 영화는 상대의 감정에 극도로 몰입되어 한참을 펑펑 울어버린다. 그리고 카타르시스라고 해야 하나 감정의 정화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삶의 의욕을 다짐한다. 그리고 팍팍한 감정보다는 말랑말랑해진 감정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엄마가 된 후 부드러워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남편은 이렇게 변해버린 나를 보고 종종 칭찬한다. “당신 참 좋아 보여”라고.

이런 이유에서 아이들과의 놀이는 사실 엄마를 로맨틱하게 만들어주는 훈련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육아는 엄마가 성장하는 과정이다. 더욱 따뜻하고 말랑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말이다.


지금 우리의 시대는 여성성의 리더를 원한다.

2013년 하버드 비즈니스 대학원이 발간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여성성’이 미래 리더들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HBR이 미국, 캐나다, 유럽, 아시아들의 13개국 6만 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전형적인 ‘남성적’사업방식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설문참여자들에게 현대 리더들에게 필요한 10가지 특징을 조사한 결과, 8가지는 여성성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리더들에게 필요한 여성성으로는 풍부한 표현력, 합리성, 미래계획, 충성도, 유연성, 인내, 직관력, 협동력을 꼽았으며 남성성은 결단력과 회복력 등 두 가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출처 <여성리더가 성공하는 이유> 이투데이

우리 아이들이 이시대 리더가 되는 것을 꿈꾸는 것 이상으로 나 자신이 이 시대의 리더가 되고 싶다면, 우리는 아이로부터 훈련 받고 성장할 필요가 있다.

엄마의 배려와 아이의 감성으로 소통하는 능력, 상대를 끌어안는 포용력. 이 모든 능력을 아이로부터 배울 수 있다. 바로 아이와의 놀이에서 배울 수 있다.

그러니 엄마라는 이름이 얼마나 로맨틱한 단어란 말인가?

그리고 얼마나 도전적인 단어란 말인가?

아줌마들이여, 감성으로 한걸음 더 성장해나갈 준비가 되었는가?

우리는 엄마이기떄문에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아줌마들의 부드러운 힘을 보여줄 때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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