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 받았습니다.

현대 사회의 계급장

by 온택

최근 들어 인스타 셀럽들 사이에서 '클럽 하우스'라는 신규 플랫폼이 유행이다.

트위터가 단문의 문장으로, 인스타그램이 사진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라면, 클럽하우스는 음성으로 소통하는 SNS다. 앨런 머스크, 마크 주커버그와 같은 유명한 기업가들이 청중들과 음성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솔직히 저게 뭔지 관심도 가지 않았고, 크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근데 언제부터인가 셀럽을 넘어 내 주변 지인들도 한두 명씩 클럽하우스 계정을 팠다고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인가 뭔가 타오르는 호기심을 막을 수가 없었다.

어떤 서비스 인지 파악도 하기 전에 일단 앱스토어에서 다운을 받아 보았다. 계정을 가입하고 실행해보았는데 이게 웬걸? 초대장이 없으면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뭔가 왕따가 된 것 만 같은 소외감이 들었다.

그렇게 내 주변 지인들에게 '혹시 클럽하우스 초대장 받은 사람?'이라고 수소문해보아도 나처럼 아무도 받은 사람이 없는 것이다. '제길, 내 주변엔 왜 이렇게 트렌디한 사람이 없는 거야!!' 하고 예전만 못한 우리를 바라보며 야속한 세월만을 탓할 뿐이었다.

며칠 뒤 친한 친구 녀석이 주변 지인에게 초대를 받아 가입 승인이 떨어졌다. '짜식, 그래도 아직 살아 있네' 하며 친구 녀석이 다르게 보였다. 바로 그 녀석에게 초대장을 받고 나도 드디어 클럽하우스에 입성하게 되었다.

소문대로 제법 재미있는 플랫폼이었다. 첫날에만 이미 수많은 연예인들을 보았고, 유명 작가, 국회의원 등이 이미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사로운 주제들로도 가볍게 음성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은 매우 신선했다. 계속 폰을 붙잡고 이런저런 방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니 어느새 3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뭔가 대세 속에 있다는 느낌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내가 클럽하우스를 보며 느낀 감정을 'FOMO'라고 했다. Fear of missing out의 줄임말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뒤쳐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것을 말한다.

이 클럽하우스라는 플랫폼은 이런 FOMO의 심리를 잘 자극했다. 트렌디하고 세련된 사람만 하는 SNS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 누군가의 초대장이 없으면 참여할 수 없고, 어덯게든 초대를 받아 남들과 다른 상대적인 우월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클럽하우스 신드롬을 보고 부정적인 시선도 많았다. 주변에선 또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 적응해야 한다는 피로함,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즐긴다는 소외감, 그리고 클럽하우스를 하는 사람들의 우쭐함과 권위적인 시선들이 오히려 거부감을 갖게 만들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SNS의 팔로우 숫자가 하나의 계급이 된 것 같았다. 소통을 하나의 능력으로 팔로우 숫자로 개개인을 평가하고 재단 하기 시작했다. 셀럽 중심으로 초대장으로만 번져나가는 클럽하우스는 이러한 SNS을 빙자한 현대 사회의 계급화를 나타내는 것 같았다.

물론 클럽하우스는 출시한 지 1년도 안된 서비스다. 지금의 화제성과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지금 우리가 우려하고 걱정했던 클럽하우스의 부정적인 요소들이 단순 출범 초기에 겪는 호불호에 지나지 않을지, 아니면 시간이 흘러서도 그들만 즐기는 우월한 계급장으로 남아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어떻게든 대세의 그룹에 들어가고 싶어 발버둥 치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역시나 자존감이 낮으면 이렇게 되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클럽하우스를 한다고 해서 자만하고 우쭐해질 필요가 없다는 걸 느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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