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따라 사는 인생

도태되지 않기 위해

by 온택

세상의 유행은 항시 변한다. 패션, 헤어 스타일, 음악 할 것 없이 말이다. 이 트렌드의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냐에 따라 나이 대비하여 신세대가 될 수도 있고, 혹은 꼰대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난 언제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새로운 것이 생기면 누구보다 빨리 경험하려 했고, 주변인들에게 신선한 영향을 주고 싶어 했다. 이러한 감각과 유행을 선도하는 모습은 대학생 시절 절정에 다 달았다.


먼저 일부분의 감각을 필요로 하는 DSLR 카메라를 사용하는 게 취미였다. 그리고 당시 생소했던 에어 팟, 아이폰, 맥 과 같은 애플 제품을 누구보다 빨리 사용했다. 그땐 애플 제품은 나름 트렌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당시의 은행이나 관공서와 같은 사이트는 매킨토시 환경을 지원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문서와 프로그램들이 윈도우 기반이었기 때문에 맥북 하나로 모든 업무를 진행함에 불편함이 따랐다. 어쩔 수 없이 부트캠프로 윈도우를 까는 게 나름 필수였던 시대였는데, 그 모습을 보고 기능, 효율성 보다 멋으로 사용하는 허세의 이미지가 뿌리박혔다. 아마 이때부터 맥북 = 스타벅스 입장권이라는 비아냥이 생겼다.

그리고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과 대비하여 좀 튀고 싶고 개성 있게 보이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헤어스타일은 예수 머리에 패션은 쫙 달라붙던 스키니 진과 주렁주렁 액세서리들을 달고 다녔다. 당시에 옷 좀 입는다 하는 사람이라면 힙합퍼 스트릿 스냅에 찍혀 보는 게 하나의 업적?이었는데 좋은 기회로 힙합퍼에 나의 모습이 실린 경험도 있었다. (물론 지금 보면 이불 킥이다.) 하지만 튀는 헤어 스타일과 패션은 분명 남들의 시선을 빼앗기 충분했고 거부감을 가지는 이들도 많았다. 친구들은 장손이나 되는 놈이 단발머리로 차례나 제사 지내면 어른들이 뭐라 안 하냐고 궁금해하기도 했다. 아빠는 다시 오지 않을 젊은 시절 그런 튀는 머리도 한 번쯤 해봐야 한다고 오히려 격려를 해주셨다.


이렇듯 항상 유행을 선도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 된다. 누군가에겐 항상 세련되고 멋진 친구가 되어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유난러에 관종러가 되어 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데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우직함이 있어야 한다. 지금 돌이켜 보면 소심하고 예민한 내가 저런 부분엔 나름 도전적인 사람이 었던 게 조금은 신기하기도 하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언제부턴가 이러한 트렌드를 리드하고 쫓아가는 것의 버거움을 느꼈다. 바쁜 일상의 피로함 때문인 일까? 그다지 부질없다고 느껴서 일까?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당연한 현상일까? 결국 근 몇 년 동안은 너도 나도 다하는 대중적인 것에만 움직이는 사람이 되었다. 더 이상 모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산 와이드 팬츠가 이제 더 이상 와이드 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나도 이제 지극히 평범해졌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다. 평범하게 살아도 도태되진 말자. 멋지게 늙어(?) 갈 앞으로의 인생도 기대된다.


멋쟁이 높은 빌딩 으시대지만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제멋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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