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입원
첫 번째 입원 - 크리스마스의 악몽
토요일 오전, 아내를 출근시키고 친동생을 만나 가로수길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사야 할 책이 있어서 교보문고에 들렀다. 이리저리 책장을 훑어보던 중 다급한 목소리로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 배가 너무 아프다. 태우러 와줘”
보던 책을 진열대에 대충 꽂고 황급히 주차장으로 뛰어갔다. 아내의 회사로 가는 동안 주변 산부인과에 전화를 돌렸다. 주말 오후라 대부분의 병원이 외래 진료를 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전원을 해서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 병원 응급실로 전화를 했다.
“PCR 검사 후 음성이 뜨셔야 진료실로 올라가실 수 있습니다. 비용은 10만 원 정도고 음성 판정까지 1~2시간 걸리시는데 괜찮으시겠어요?
fxck covid, 우리에겐 선택지가 없었다. 아내를 얼른 픽업하여 대학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1시간 반 정도가 흐른 뒤 음성 판정을 받고 진료실로 올라갔다.
다행히 이 날 당직 교수님이 우리가 진료를 받고 있는 담당 교수님이 셨다. 아내의 상태를 꼼꼼히 봐주셨다. 배 통증 원인은 '자궁 수축'이라고 한다. 자궁 수축이란 뱃속의 태아가 다 자라 자궁 밖으로 분만되기 위한 작업이다. 당연히 아직 까지 임신 초기인 아내에게 자궁수축이 왔다는 말은 조산을 의미한다. 그냥 내버려 두었다간 아가들이 광장히 위험 해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교수님은 최소 3박 4일의 입원을 권하셨다.
그렇게 집으로 다시 빨리 뛰어가 캐리어에 입원 시 필요 물품들을 바리바리 싸서 갔다. 그 사이에 아내는 환자복으로 환복도 하고 5인실의 병동 한 자리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 병동의 이름은 '고위험 산모실'이라고 적혀 있었다. 쌍둥이를 가진 나의 아내는 고 위험 산모였다.
실시간으로 태아의 심박동을 측정하고 수축 측정기를 배에 달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받았다. 그리고 라보파라는 주사를 맞으며 수축을 안정시켰다. 심장과 손이 떨리는 부작용이 오는 아내를 보니 측은 해졌다. 그렇게 우리의 크리스마스 연휴는 새하얀 눈 대신 새하얀 병실의 공간에서 지내게 되었다. 임신 15주 3일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