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조각 모음
오늘 누군가로부터 쫓기는 꿈을 꿨다. 꿈속의 나는 그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었고, 그들은 어떤 이유에서 인지 무서운 표정으로 나를 쫓아왔다. 결국 체력에 한계에 부딪혀 주변 건물 지하로 몸을 숨겼지만 이내 바로 적발되고 공격을 당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꾼 꿈을 복기해본다. 내가 왜 이런 꿈을 꾸게 되었을까? 그러면 높은 확률로 해당 꿈를 꾸게 된 이유가 어느 정도 도출된다. 최근 회사에서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너무 신경 쓰고 일정에 쫓기다 보니 근 며칠간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의 꿈은 무언가에 쫓기는 꿈을 자주 꾸었다. 결국 꿈은 최근 나의 기분 상태와 의식을 투영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전혀 나의 의식 흐름과 상관없는 뜬금없는 상황이나 인물이 꿈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가령 지난 꿈에선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 학우가 나왔다. 평소 일상 속에서 과연 저 학우를 떠올 일 일이 있었을까? 오히려 꿈에서 뜬금없이 나와서 '아 그래 우리 반에 저런 친구가 있었지' 하고 오히려 상기를 시켜 준 셈이다.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평소의 일상과 기분들은 바탕화면과 즐겨찾기일 것이고, 전혀 사용할리 없는 초등학교 같은 반 학우의 기억은 C:\Windows\Application Data\Memory\Teenage\Useless\Elementary school\6th grade\Friends\Forget~ 의 경로처럼 머릿속 폴더의 폴더 깊숙이 위치해 절대 탐색기로도 찾아볼 수 없는는 기억이지 않았을까? 뭔가 꿈을 통해서 내 뇌의 디스크 조각모음을 한 것만 같은 기분이다.
가끔 엄마가 술을 먹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꿈에서도 안 나와'라고 넋두리를 할 때가 있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다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을 할 겨를이 많지 않았나 보다. 요 며칠간은 엄마랑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야기나 나누며 엄마의 즐겨찾기를 업데이트 해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