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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Jun 06. 2024

비합리성의 힘

생각 이어령저 생각의나무 출판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라는 구절이 있다. 스승은 독일 통계학 교수 발터 크래머의 상식의 오류사전에서 인용하여 아람어로 밧줄을 뜻하는 gamta가 낙타 gamla 한글자 차이로 오역되었다고 말한다. 뜬금없는 낙타보다야 실보다 두꺼운 밧줄이 문맥상 더 어울리리라. 시각적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오류이다. 

 뽀빠이 만화를 보며 자란 우리 세대는 밥상에 시금치를 보면 구미가 당기지는 않지만 몸생각한다는 마음으로 젓가락을 가져간다. 시금치가 과대포장된것은 시금치 성분 분석 결과를 정리하던 연구원이 소수점 자리를 잘못 찍는 바람에 10배나 높은 철분 함유량을 갖게 된 것이라고 한다. 

 만약 사실에 입각하여 시금치대신 철분제를 먹고, 낙타대신 밧줄이 들어간다고 한다면 어린이들은 만화책을 덮고 목사의 설교는 빛을 잃을 것이다. 사실과 논리에서 어긋난 초현실적인 비합리성의 엇박자의 힘. 만화나 신화의 공간에서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는 것은 사실이나 논리가 아니라고 스승은 말한다. 


 여행하다 보면 각 지역 명소의 유래와 얽힌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지역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개중에는 억지로 꿰어 맞춘 듯한 느낌의 이야기도 있지만. 어쨌든 스토리텔링은 팩트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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