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해외이직을 무르고 국내 이직을 다시 도전한 지 한 달이 좀 지나고 나서 면접을 어떻게 하면 잘 볼 지 감을 잡은 덕분인지 면접에 통과되고 입사까지 1주의 여유기간이 있었다. 그 사이에 잠시 일본에 다녀왔고 사랑인 줄 알았던 관계는 그저, 상대방은 나를 그저 친구라고 변명을 하며 어장, 都合のいい女、遊びの女로 보고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많이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다. 이게 친구면 난 친구 없어. 내가 重い한 여자라니, 몸도 마음도 종잇장처럼 가벼운 건 일본인인 너가 아닐까? 여지를 주고 착각하게 한 쪽이 잘못이라고 보는데 하여튼 본인 잘못은 한 톨도 없고 무조건 남 탓이지, 책임감 없는 거 보면 또 이 나라 남자들의 고정관념이 한 층 더 쌓이게 된다. 같은 일본인 친구들에게 이 남자 이야기를 하니 クズ男(쓰레기 남)라는 말과 함께 遊ばれてるよー(가벼운 목적으로 노는 상대취급 당하고 있어~) 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아무튼 어이가 없는 이 상황에서 서로 친구(ㅋㅋ)로 지내기로 했으나 글쎄다, 이제는 내가 너를 이용할거야. 묻는 질문에 대답이나 잘 하렴. 상대방이 멍청한거 티 많이 났었지만 이제 이 멍청함을 견디기 힘들 것 같아 이 관계는 머지않아 끝날 것 같지만 그 때까지 잘 부탁해. 나는 외국인이지 일본인 여성이 아니야.
서론 겸 잡담이 길었다. 새로 입사한 회사 이야기를 시작하자.
여태까지 근무했던 회사 중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회사인데, 처음에는 시설이 괜찮아서 일이 힘들어져도 휴게공간에서 쉴 수 있겠다, 오래 다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나 3주차가 된 지금은...
물론 쉴 수 있다. 그런데 미묘하게 삭막한 사내 분위기가 참 미묘하다.
업무도 내가 아무리 경력직이어도 이 회사에서는 처음이고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고 같은 기술을 쓴다고 해도 작업 스타일이 다 다르니까 적응 기간이 필요한데 갑자기 냅다 실무에 투입이 되어서 이번 주에는 5일 근무하면서 4일 야근을 했다. 지난 주는 이틀 야근했다. 2주 차에 "언제 끝나요?" "빨리 좀 해주세요" 소리를 들으니까 머리가 새하얘지더라. 업무가 어려운 건 아니였다 그저 심리적 압박감이 너무 심해서 머리가 새하얘지고 패닉이 와서 문장 조립도 못할 정도로 말이 제대로 안 나왔을 뿐. 그래도 동료들이 도와줘서 마감은 쳤지만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너무 부끄러운 것이다. 아니 아무리 오랜만에 사회생활을 했다해도 이렇게 내가 무능..하다고?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여태까지 담당 업무를 할 때 나 혼자 다 담당했으니(uxui나 프론트쪽은..) 이렇게 대규모로 협업하는 건 처음이라 엄청 아둥바둥 하고 있는데 두번째 투입 된 프로젝트에서도 엄청 아둥바둥하고있다. 아직 입사 한 달도 되지 않았고 부끄러움은 뒤로 하고 다음에 실수 안 하게 다음 주에 출근하면 "사실 제가 여태까지 프로젝트 담당 하면서 혼자서 다 하다보니 낯설어요, 이렇게 작업했는데 한번 시안과 작업 페이지를 봐주실 수 있을까요." 하며 커피 들고 가서 동료들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 동료들은 좋은 사람들이어서 도와주시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며 이번 주말은 좀 편하게 쉬려고 한다. 괜찮을거야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