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끼들이 진짜 미쳤나?
1.
소화기관이 고장나도 제대로 고장이 났다.
먹기만 하면 토한다. 체하기도 하고. 분명 구토를 해야하는데 올라오지 않아서 변기와 인사를 한 상태에서 스스로 등을 툭툭 치면 그제서야 시원하게 올린다.
앉아있거나 일어서면 어지럽다. 누워있을 때는 이상하게 멀쩡하다. 이석증인가?
이제 먹는 게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먹고 있다. 배도 고프지 않고 식욕도 없어서 이대로 살아도 될 듯.
그렇지만 내 항우울제는 언제 먹어야하나? 뭔가를 먹어야 약을 먹을 수 있는데 곤란한 요즘.
그러고보니 약이 늘었다. 평소에 먹던 항우울제의 양이 늘었고, 신경안정제와 항불안제, 비상약이 추가되었다.
잠이 너무 많아져서 꿈도 자주 꾸는데 꿈에 귀신이 자주 나온다. 나를 괴롭히지는 않고 같이 말상대 해주고 놀아준다. 무지개다리 건넌 강아지도 꿈에서 부르면 종종 나온다. 강아지 보고싶네
2.
아무리 회사에서 직원들과 친해도 사실 나는 회사 사람들을 싫어한다.
어차피 본인이랑 연관된 것 아니면 관심없는 사람들이거든. 직원들의 '나만 아니면 돼'가 이제 꼴도 보기싫다. 재수없어. 그게 쿨하고 멋있는 줄 아는 것 같아서 한심해보여서.
회사 사람들은 지딴에는 우스갯소리로 '회사에서 누구 한 명만 코로나 걸렸으면 좋겠다. 나 빼고~^^' 라고 자주 말하는데 제정신으로 말한다는 게 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를 않네. 비뚤어진 이기주의를 눈 앞에서 보니까 사람이 진절머리가 난다. 이런 말을 어떻게 사람 앞에서 할 수 있지?
저번에는 회사에서 내 몸 상태가 안 좋은 적이 있었는데 직원 중 한 명은 "아쉽다~~코로나 아니네~"하던데, 회사에서 다른 직원보다 친하다고 해도 농담의 선은 지켜야하는 거 아닌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야 아니면 이 직원이 이상한거야?
어제도 친한 동료들 톡방에서 내가 먹은 것마다 구토를 해서 이상하다고 사내 메신저에 쓰니까 다들 못들은 척 해서 설마 내가 회사에서 따돌림당하나싶기도 하고. 의아한 나날이다.
뭐 어찌되었든 좀 친했지만 거리를 두고 있다. 이 사람들을 가까이 하기에는 나한테 너무 해롭다.
쿨하다고 생각하는 본인에게 심취해있는 사람은 좀 거부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