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파도 속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가상자산 회계 실무이야기 0편

by Hye

지금, 가상자산 산업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미국: 제도화의 가속화

2025년은 정말 가상자산 산업에게 역사적인 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가상자산에 대한 미국의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던 것. 지니어스법(GENIUS Act) 통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분류하면서 가상자산의 위상이 전통 자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오게 되었다.

이제 미국에서는 주택대출 심사 시 비트코인도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 코인을 포함시키는 것도 또한 이야기가 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매일매일 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정말 세상이 많이, 그리고 빠르게 바뀌고 있다.


국내: 드디어 움트는 제도적 기반

지지부진했던 국내시장도 최근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가장 최근 이슈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테마로 주식시장이 한바탕 들썩였었고, 단순 테마를 넘어 일부 기업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금융당국은 법인들의 가상자산 참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그동안 막혀있던 거래소 법인 계좌 개설도 순차적으로 허용하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특금법,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이어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도 ”드디어 “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애타게 기다려왔던 가상자산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하나둘씩 갖춰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 Unsplash의Kanchanara

기업들의 새로운 기회, 가상자산

흔히 Web3 산업이라고 불리는 가상자산 관련 사업들은 그동안 산업 발전 속도에 비해 제도화가 따라가지 못해 오랜 시간 고통받아왔다.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고, 제도적 정비도 미흡했기 때문에 기업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거나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던 것.

하지만 이제 정말 다른 세상이 오고 있는 듯하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가상자산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특히 디지털자산 기본법의 통과는 이러한 흐름에 분명한 전환점을 가져올 것이다. 국내에서도 토큰 발행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지고, 법인의 거래소 계좌 개설 역시 허용되면 기업이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는 상품 대금을 코인으로 결제하는 시대를 현실로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산업의 변화가 아니라, 회계, 세무 실무자들의 업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는 일부 특수 기업만 다뤘던 이슈들이 이제는 일반기업의 회계와 세무 업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머지않아 가상자산을 전혀 다루지 않는 기업을 찾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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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를 위한 현실적 가이드

나는 빅 4 회계법인을 거쳐 2021년부터 상장사의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 지금보다도 훨씬 제도화가 미비했던 시점이었고, 기준 없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매 순간 새로운 이슈들과 마주하며 업무를 진행해 왔다.

특히 2023년 말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이 제정되기 전부터, 나는 다양한 토큰 기반 사업 활동, - 예컨대 토큰 발행, 투자, 보유, 대금 지급, 밸리데이터 참여, NFT 발행 등 - 을 실무 현장에서 직접 다뤄왔다. 이 감독지침은 실무 현황에 대한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내가 실무에서 겪으며 고민해 왔던 주요 논점들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었다. 물론 해당 지침으로 일부 기준이 마련되긴 했지만, 여전히 실무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을 포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가상자산 산업의 리스크 관리는 다른 산업보다 훨씬 복잡하다. 회계, 세무, 법무, 내부통제 등 다양한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어느 한 분야만 알아서는 제대로 된 실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회계사이자 프로젝트 관리조직의 리더로서, 나는 이러한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며 의사결정을 해야 했고, 회계뿐 아니라 세무, 법무 측면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수적이었다. 제도적 공백기를 채우며 다각적으로 실무 기준을 스스로 설정해 갔던 경험은, 지금 이 시점에서 더 많은 실무자들에게 의미 있는 참고점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연재는 실무를 온몸으로 경험한 회계사로서 실무 담당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글을 공유하고자 시작하는 것이다.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마주했던 문제들과 해결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중심으로 풀어나갈 예정이다.

다만 가상자산 산업의 특성상 정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직 사례가 많이 쌓이지 않았고 규제당국이 이전과 다른 해석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실제 적용 시에는 각자의 상황과 중요성을 고려해 전문가와 충분히 협의하길 바란다.


앞으로의 글이 가상자산을 처음 다루는 실무자들에게 현실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가이드가 되기를 바라며, 함께 고민하고 성장해 나가는 여정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 글에서는 법인과 개인의 가상자산 보유가 어떻게 다른지, 현재 법인이 가상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방법과 그 제약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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