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Strategy의 비트코인 전략 탐구 上

글로벌 크립토 기업 인사이드 ①

by Hye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며


브런치에서 연재하고 있는 「가상자산 회계 실무이야기」편은 회계·세무의 기본 개념과 현장의 사례를 쉽게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글로벌 크립토 기업 인사이드」편은 조금 다른 시도를 해보려 합니다. MicroStrategy, Coinbase, Circle 등 글로벌 크립토 기업들의 재무전략·회계정책·내부통제를 실제 사례로 분석하며, 그들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브런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두개의 시리즈를 동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기초 시리즈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국에서도 법인 가상자산 투자와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지금, 시기적으로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에 조금 서둘러 첫 글을 올립니다.
내용의 특성상 업계에서 통용되는 용어와 회계·금융 분야 전문 개념이 자주 등장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동시 연재되는「가상자산 회계 실무이야기」편은 참고해 주시면 더 깊이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가상자산을 보유·운용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하는 로드맵이 되길 기대합니다.



왜 MicroStrategy인가? - 한국에도 닥친 '크립토 레버리지' 논의


2020년 이후 MicroStrategy (이하 "MSTR") 만큼 화제가 된 기업은 드물다. 이 회사는 비트코인을 기업 재무 전략의 중심에 두고, 2025년 1분기 기준 528,185 BTC를 보유하게 됐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주가도 폭등했다. 비트코인을 처음 매입한다고 발표한 2020년 8월 이전 12~13달러 수준이던 주가는 최대 400 달러 이상까지 올랐다 (2025년 7월 31일 기준 395달러 수준). 한국 개인투자자들도 해당 주식을 많이 사들였고, 국민연금도 투자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마이클세일러 CEO는 이미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인사가 되었다.


20250731_171806.png 마이클 세일러 MSTR 회장 (출처 : MSTR 홈페이지)


그런데 단순히 여유자금으로 코인을 산 것이 아니다. 전환사채, 우선주, 담보대출까지 동원해 공격적으로 비트코인 매입 규모를 늘린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모델이 이제 한국에서도 현실적 실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하반기부터 코스닥 상장사와 전문투자법인을 대상으로 법인 가상자산 계좌 개설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 MSTR 식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도입하려는 상장사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한국기업이 MSTR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을까? 미국과 한국의 규제 환경과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영향은 어떻게 다를까? 이런 전략이 기업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실무에서 가상자산을 다뤄온 회계사로서, MSTR모델을 분석하며 한국 기업이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MicroStrategy의 비트코인 포지션 - 숫자로 보는 현실

먼저 MicroStrategy가 얼마나 "올인"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보유 현황 (2025년 1분기 기준)

보유수량: 528,185 BTC

총 투자금액: 약 356.3억 달러

평균 취득단가: 약 67,457달러

장부가액(공정가치): 약 435.5억 달러 (한화 기준 약 61조)

20250731_171259.png MSTR 10-Q (25.1Q)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MSTR 은 현재 약 79.2억 달러의 미실현 이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계관점에서 주목할 점은 2025년부터 적용되는 회계기준이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ASU 2023-08 도입으로 2025년 1월 1일부터는 비트코인을 공정가치로 평가하고 평가분을 당기손익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비트코인의 공정가치가 장부가액(원가) 보다 하락할 경우에만 손상차손(impairment losses)을 인식하여 순이익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MSTR 은 23년과 24년에 디지털자산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반대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여 손상차손이 회복되거나 장부가액 이상으로 오르더라도, 그 이익은 실제로 비트코인을 매도하기 전까지는 재무제표에 인식되지 않았었다. 즉, 미실현이익은 반영되지 않았던 것.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때만 손실을 인식하고,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매도하지 않으면 이익을 인식하지 않는 비대칭적 회계처리 방식이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보유액의 장부가액이 실제 시장가치보다 현저히 낮게 평가될 수도 있었고, 실제로 그러하였다.


이러한 괴리 때문에 투자자들은 MSTR 의 진짜 가치를 파악하기 어려웠고, 회사는 끊임없이 비트코인 보유가치를 재무제표와는 별도로 공시 해야했다.


20250801_113045.png ASU 2023‑08 회계처리 변화 비교

새 기준 적용 첫날(2025.1.1)에 디지털 자산 장부가액이 178.81억 달러 증가했고 이연법인세 효과까지 포함하면 이익잉여금은 총 127.45억달러가 조정되었다. 과거에 손상차손으로만 인식했던 비트코인의 '진짜 가치'가 드디어 장부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변동성의 양면도 경험하게 되었다. 2025년 1분기 동안 비트코인 가격 변동으로 59.06억 달러의 미실현 손실을 당기순이익에 인식했다. 만약 기존 회계기준을 적용했다면 손상차손 인식 기준에 미달해 재무제표에는 영향이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방금 2025년 2Q 실적이 떠서 업데이트 한다.

2분기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000% 상승했다는 기사다.

25년 2분기에 비트코인이 크게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업익이 저렇게 상승한데는 회계기준변경이 더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앞으로 매 분기마다 MSTR 의 영업이익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 만큼이나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자본조달 구조 — 비트코인을 위한 '금융 엔진'

MSTR 의 진짜 혁신은 비트코인 매입 자체가 아니라, 이를 위한 자본조달 구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요 자금조달 수단과 규모

1. 전환사채: 2020년부터 총 100억 달러 넘게 조달

2025년 만기(6.5억 달러, 이미 전환 완료)

2027년 만기(10.5억 달러, 2025년 1분기 전환 완료)

2028~2032년 만기분(총 약 80억 달러 규모)

2. 우선주: 2025년에만 13억 달러 조달

STRK(8% 배당률), STRF(10% 배당률) 두 종류 발행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수익 구조 제공

3. 보통주 ATM 프로그램 : 가장 공격적인 자금 조달 수단

2025년 1분기에만 44억 달러 조달

21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ATM 프로그램(시장에서 수시로 주식을 발행해 유연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 가동 중


20250801_145903.png MSTR BTC 매입내역 (MSTR 홈페이지)


DAT 전략의 철학과 믿음

사실 MSTR이 실행하는 모델은 단순한 "투자"가 아니다. 이들의 전략은 DAT(Digital Asset Treasury) 전략이라 불린다. DAT 전략은 기업이 보유하던 현금이나 국채 같은 전통적 준비자산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고, 전환사채, 우선주, 보통주 발행 등 다양한 자본조달 수단을 활용해 포지션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MSTR은 이사회를 통해 비트코인을 회사의 주요 준비자산으로 공식 채택했다. 그 배경에는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가치 저장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안정적인 달러나 국채 대신 변동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에 과감히 베팅하고, 이를 위해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MSTR의 핵심 전략이다.

_- visual selection (2).png DAT 전략


레버리지 마법과 위험

이런 전략이 얼마나 공격적인지는 숫자가 말해준다. 2025년 1분기에만 보통주 ATM 프로그램으로 44억 달러, 우선주로 13억 달러를 조달해 모두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했다. 분기 단위로 57억 달러 넘는 자금을 조달해서 비트코인을 사는 기업은 MSTR이 유일하다.


그 결과는 놀랍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MSTR 주가는 비트코인 자체보다 7.5배 더 성장했다. 이는 "레버리지를 통한 비트코인 노출 증폭" 효과다. MSTR의 비트코인 베타는 1.37로, 비트코인이 1% 오르면 MSTR 주가는 평균 1.37% 상승한다. (출처 : Cryptocurrencies in the Balance Sheet: Insights from (Micro)Strategy- Bitcoin Interactions)


20250801_151235.png MSTR vs BTC 가격 흐름 비교| 출처 : Tradingview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를 통한 초과수익을, 투자자에게는 비트코인 직접 보유가 어려운 기관들에게 간접 노출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다면? 빌린 돈으로 투자한 만큼 손실이 증폭되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ASU 2023-08 도입으로 2025년부터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당기순이익에 바로 반영된다. 재무제표 변동성이 한층 커졌다고 볼 수 있다.


DAT는 단순히 "비트코인을 많이 사들이는 것"을 넘어 기업의 자본구조와 리스크 관리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재무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지속적인 자본 유입과 코인 가격 상승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투기적 위험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61조를 어떻게 관리하나

435억 달러(61조)나 되는 비트코인을 어떻게 안전하게 보관할까? MSTR에게 이는 단순한 보안 문제가 아니라 기업 운영의 핵심 영역일 것이다.


MSTR은 복수의 NYDFS 인가 미국 기관 수탁사에 비트코인을 분산 위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안상 이유로 수탁사 명칭과 지갑 주소는 공개하지 않지만, Arkham Intelligence 분석에 따르면 총 보유량의 약 96%가 Coinbase Prime 및 Fidelity Custody로 관리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0- K 보고서를 보면 MSTR은 '비트코인을 규제대상 수탁기관과 협력해 비트코인을 보관하며, 콜드 스토리지, 다중인증, 지리적 분산 같은 고도화 된 보안 프로토콜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MSTR의 사실상 유일한 주요 재무자산으로 내부통제 미비로 인한 가상자산 소실, 탈취는 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위험 요소로 정의하고 충분한 내부통제를 갖추고 있음을 보고서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MSTR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비트코인은 전문 커스터디사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논의 중인 법인 가상자산 계좌 허용 정책도 비슷한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을 취득한 뒤 검증된 전문 수탁업체에 위탁하는 조건으로 법인 계좌 개설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다음 편 예고

MSTR의 모델을 이해했다면 이제 질문이 생긴다. 한국 기업이 이를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을까?

한국은 이런 모델이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될까?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이고, 현실적 한계는 뭐가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위와 같은 질문들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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