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 중소기업, 스타트업 취업
* 본 글은 중소기업, 스타트업 3년 차 평범한 직장인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적은 글입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 참 말이 많다.
나쁜 수식어들도, 가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많은 취준생들의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아마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가기 위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두가 대기업에 갈 수는 없다.
2017년 기준이긴 하지만, 2021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체 영리법인 종사 직장인 중 오직 20%만이 대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67%가량이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아마 최근에는 대기업 공채 규모도 많이 줄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어쨌든, 열 명중 6~7명은 가는 중소기업.
그래도 제법 괜찮은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는 없는 것일까?
'중소기업은 거기서 거기'라는 과거 내 편견을 깨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리고 '나름 취업하기 괜찮은' 중소기업(혹은 스타트업)을 고르는 방법을 내 나름대로 기준을 세워 보게 되었다.
매출과 전체 인원수 살펴보기 (직원 1인당 연매출 1억으로 계산)
혹은 자본금의 규모 살펴보기 (대표 개인 자본금 or 투자 등)
중소기업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자본금이라 생각한다. 최소한 월급이 밀리진 않을지, 회사가 망하진 않을지에 대한 걱정을 덜어내려면 위 두 가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매출은 회사의 성장성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받은 투자금의 규모와 투자처를 확인해보기 (업력 3년 내에 시리즈 A 이상일 시 무난/양호)
→ 더 벤처스에서 확인 가능
→ 혹은 PR 기사를 찾아볼 것
아이템의 비전과 성장성, 차별성 검토해보기
→ 투자처의 안목 및 포트폴리오 체크하기
→ 경쟁사, 동종업계의 투자 현황 살펴보기
기술력과 핵심기술 보유자의 포지션 체크 (베스트는 CEO가 핵심기술 보유자일 때)
→ PR 기사 OR 회사소개서에서 추측 가능
→ 회사소개서는 회사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혹은 직접 요청)
스타트업은 당장의 매출보다는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 차별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대신 검증해 줄 받은 투자금의 규모와 투자처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투자처가 신뢰성이 있다면 해당 스타트업의 성장성도 괜찮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본인이 봤을 때 이 회사의 아이템이나 성장성이 모호한데 투자금을 받았다면 해당 투자처의 포트폴리오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사 업계 몇 개에 투자를 했다면 해당 분야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일 테니.
더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술력과 핵심 기술 보유자가 '누구인가'이다. 대표 본인이 가지고 있거나 지분을 꽤 많이 가지고 있는 창립멤버가 가지고 있지 않다면, 대표가 기술 보유자에게 흔들릴 수 있고 회사 전체가 그 멤버에게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는 이런 회사를 다녀 본 적 없지만, 파트너사 중 그런 회사를 본 적 있기에 정말 위험하고 비효율적으로 업무가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대표의 배경 살펴보기
→ PR 기사나 인터뷰, 회사소개서 등을 찾아볼 것
→ 면접 자리에서 확인하기
규모가 작을수록 대표가 중요하다. 대표의 배경과 인품, 역량 등을 최대한 많이 알아보고 취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대표가 꿈꾸는 비전이나 사업의 청사진이 앞으로 이 회사가 나아갈 방향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를 직원들과 얼마나 잘 공유해주는지 또한 중요하다.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대표의 사회생활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하며,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한 대표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고생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 같다.
창립멤버들의 배경
대표의 스펙이 아쉽다면 창립멤버들의 배경으로 채우지는 경우가 있다. 사업 경험이 다회 있는 사람이 있다거나, 탄탄한 프로젝트 경험이 다수 있다거나 등 대표가 부족한 경험을 창립멤버가 채워줄 수 있고, 그 사람들과 대표가 관계가 좋다면 대표의 리더십도 어느 정도 괜찮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평균 근속연수 확인하기
퇴사가 잦고 평균 근속연수가 짧은 곳이라면 보통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런 곳은 '경험하러'가는 것조차 추천하고 싶지 않다.
자 이렇게 내가 갈 회사는 찾았는데
그렇다면 나는 과연 중소, 스타트업에 잘 맞는 사람일까?
중소, 스타트업에 잘 맞는 사람인지 혹은 거기서 선호하는 사람인지는 어떻게 판단하면 좋을지 생각해봤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최소한 아래의 내용에 해당이 된다면, 그래도 덜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나무 -> 숲을 보기보다 숲 -> 나무를 보는 타입을 선호하는 경우
좁고 깊은 성장보단 비교적 스스로 부딪혀가며 빠르고 넓은 성장을 추구하는 경우
잡혀있는 체계를 따르기보다 체계를 만들어가는 걸 즐기는 경우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배워가는 것보다 스스로 부딪혀가며 나만의 길과 노하우를 쌓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
안정적인 길 보다 도전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경우
스페셜리스트보단 제네럴 리스트가 되고 싶은 경우
나의 경우 중소, 스타트업에 3년 정도 있게 되면서 회사나 프로젝트, 브랜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유기적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이 생긴 것 같다. 물론 정말 다 안다고 오만을 떠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느낌은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기보다 다양한 분야를 넓게 파고든다는 것, 느끼기에 따라선 이도 저도 아닌 역할만 하게 될 수 있다는 것,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게 될 수 있지만 특정 업무를 수월히 해내기까지 비교적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게 단점이라 생각한다.
위 내용은 3년 차 주니어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된 글이지만,
스타트업, 중소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적어본다.
지나고 보니
첫 직장은 생각보다 많이 중요하며, 일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을 결정짓는 곳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쪼록 첫 직장은 신중하게 결정하길 바라며 세상의 모든 취준생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