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삶
오손도손 모여 즐기는 연말연초 즈음이 되면 나는 서서히 우울해진다.
앞으로의 밥그릇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경력이 길고, 교수 능력이 뛰어나신 선생님들은 다르실까? 나는 이 시기만 되면 불안하다.
내년에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올해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이번 주에는… 다음 주에는… 다음 달에는….
자리가 구해질 때까지 염원하는 것이다. 어느 한 곳에는 내 자리가 있기를.
나는 계약직이다.
채용 심사 과정에서 서류부터 탈락해 본 적도 있다.
학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들에서 ‘신입’, ‘무경력’은 환영받지 못한다. 왜 그런지는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모두가 안다.
하지만 경력이 없어 어디서도 일하지 못한다면 어떡하나. 누구에게나 신입이었던 시기가 있는 법이지만, 그 기회를 얻기까지 참 어려웠다.
계약을 연장해 주겠다는 학교의 약속을 믿었다가 팽 당해본 적도 있다.
‘학교’라는 이미지가 주는 청렴결백함, 신뢰감이 그때 와르르 무너져 내렸던 것 같다. 난 무얼 보고 있던 걸까?
그때의 경험은 학교를 생각할 때마다 ‘학교에 니 자리는 없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전공을 바꾸고 싶을 만큼 괴로운 일이었지만 배운 것도, 해온 것도 이것뿐이라 선택지가 없다.
올해도 나는 내 자리를 찾는다. 그리고 나와 같이 자리를 찾는 이들과 경쟁한다.
한 동안은 숨 막히는 시간이 이어지겠지만, 결국 숨구멍을 찾게 되리라 믿는다. 아니,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