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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현 Feb 02. 2022

'우리들'의 꿈꾸는 라디오를 향해

'문화예술교육사 대상 프로그램 개발 공모전' 참여기

 매일 습관처럼 드나들던 예술경영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한 공고를 발견하게 되었다. '문화예술교육사 대상 프로그램 개발 공모전'에 대한 것이었다.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 관련 수업을 듣고 자체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관심을 키워왔기에 공모전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전에 대외적인 활동에 참여한 경험은 있지만, 내 관심사에 부합하는 공모전은 찾기가 어려웠다. 디자인, 영상 등을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공모전은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개발 공모전은 '문화예술교육'을 다루는 동시에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내가 진정으로 해보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공고를 발견한 커뮤니티에서 마침 한 분이 팀원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 그렇게 미술 분야의 전공자인 팀원 언니를 만나게 되었고 지난 겨울에 예술교육 봉사를 함께 한 언니까지 같이 팀을 이뤄 공모전에 나가게 되었다. 이미 한 번 프로젝트를 했던 사이라, 공모전 준비 시작 전부터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온라인을 통해 처음 만난 팀원 언니까지 세 명이 문화예술교육에 가진 생각이나 가치관이 분명했고 무엇보다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몇 개월의 기간을 함께 달려 나갈 수 있었다.


대면 회의, 전문가 자문


 공모전 접수를 위해서는 팀만의 특색이 담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기획안을 작성해야 했다. 이때부터 ZOOM 비대면 회의와 스터디룸에서의 대면 회의가 반복됐다. 사실 교육 참여자를 정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팀원 모두가 청소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모두 청소년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그 시기에 하는 경험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다.  '환경', '미디어', '소통' 등 다양하고도 방대한 교육 주제들 사이에서 고민하고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풀어나갈지 고민했다. 사실 처음부터 주제가 명확하게 정해지지는 못했다. 주제마다 장단점이 있었고 그에 따른 교육 방법론, 회차 구성 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정한 교육 주제는 '미디어 리터러시'였다. 미디어를 통한 정보가 쏟아지는 현재에 집중한 기획이었다. 청소년기에 올바른 정보 독해력, 문해력을 기르는 것은 무척이나 필요한 일이라는 점에는 여전히 동의한다. 하지만 이 주제를 정하고 세부적인 회차별 내용이나 교육 구성을 짜는 데 계속해서 장애물이 생겼다. 한 회차를 구성하면 후속 회차와 연결이 되지 않았고 기획한 내용도 주제와 명확하게 부합하지 않았다. 반복되는 어려움에 우리는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기획 단계부터 가로막히는 원인은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우리부터, 이 주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개념은 익히 들어봤지만, 현재 어떤 교육 방법론이 있고 근본적인 교육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지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며칠 간의 자료 조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진짜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돌이켜보면 청소년 시기에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경험은 부족했다. 교내 특수 동아리나 외부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이상 주어지는 기회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때, 연극부에 참여했었는데 동아리 시간에는 자유롭게 무언가를 표현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일상적인 학교 생활에서는 주어지는 수업을 받고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기 바빴다. 팀원 모두가 이 부분에 공감했고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진정 필요하다고 느낀 주제를 다루다 보니, 서로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었고 기획 단계도 가지를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선정 결과를 떠나서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기획안을 작성했기 때문에 후회되는 부분은 없었다. 감사하게도 이 주제로 기획한 프로그램이 공모전에 최종 선정되었고 지원을 받아, 교육을 개발해나갈 수 있었다.


최종 기획안 작성 및 '그래픽 레코딩' 교안 제작


  <우리들의 꿈꾸는 라디오> (프로그램 명)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감정 드로잉, 그래픽 레코딩, 인터뷰 등 다양한 예술 활동에 참여하고 라디오라는 요소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종 교육 활동들과 회차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고민했던 부분은 통합 예술 교육에서 이 '통합'을 어떻게 녹여내는가였다. 그 이유는 팀원 각각이 미술, 영상, 연극 전공자였고 한 부분에 국한되지 않는 융합 분야로 공모전에 지원을 했기 때문이었다. 교육 활동을 구성할 때마다 이 융합 분야라는 굴레에 갇혀서,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게 융합이 맞을까? 융합 활동이 아니라 단순한 예술 놀이 활동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고민의 해답은 전문가 자문 시간에 얻을 수 있었다. 융합, 통합 교육이라고 해서 모든 예술 분야의 요소가 개별적으로 포함될 필요가 없음을 일깨워주셨다. 놀이 활동이더라도 그 속에서 예술적인 부분이 포함되고 그것을 청소년들과 함께 지속해나간다면 그것이 융합 교육이라는 중요한 점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활동을 기획하면서 아무래도 교육이 빈틈없이 구성되어야 한다는 조급함에 세부적이고 꼼꼼하게 모든 플랜을 적게 되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교육'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말해주셨다.


 그렇게 우리는 전체적인 교육의 완성도만을 바라보지 않고, 청소년 아이들이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교육에 여백을 만들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정해두는 교육이 아닌, 아이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그 아이디어들이 중간중간 들어갈 수 있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감정의 바다' 드로잉 활동 - 예시 교안


 <우리들의 꿈꾸는 라디오>는 자신 안에 숨어 있는 '나'를 발견하고 다양한 예술활동을 통해 자신의 깊은 내면과 감정을 들여다보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에 중점을 둔 활동이다. 자신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포착하여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계기를 만들고, 친구들과 서로의 고민과 생각, 감정을 나눈다.

- 프로그램 소개 中 -

 

 팀명인 '일비'는 순우리말로 '늘 가까이에 있어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의 일비가 되어 소중한 이야기들을 가득 담아내기를 바란다.






*'2020 문화예술교육사 대상 프로그램 개발 공모전'에 참여해 개발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하단의 링크에서 '우리들의 꿈꾸는 라디오'를 검색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관련 모든 문의는 ilbi7012@naver.com 로 받고 있습니다.


https://acei.arte.or.kr/customer/board/Bank_BoardList.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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