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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ish Nov 09. 2017

'번아웃'을 키우는 생각 습관

직장인의 자아존중감


예전에 명상수업 중 '거꾸로 자전거'에 대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이 자전거는 왼쪽으로 돌리면 오른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틀면 왼쪽으로 간다. 자전거를 배우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미 머릿속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핸들을 돌리는 습관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거꾸로 자전거를 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자전거를 배우고자 했던 대다수는 포기했고, 단 한 명만이 그 자전거에 익숙해졌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매일 연습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타기까지 8개월이나 걸렸다"라고 했다. 


거꾸로 자전거(거꾸로 자전거 타기 신경망 어른은 8개월 아이는 2주)


우리의 행동이나 생각 패턴 역시 이 거꾸로 자전거처럼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변화하기 쉽지 않다. 예를 들면 손톱을 물어뜯는 사람이 물어뜯는 행동이 안 좋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습관으로 자리 잡은 손톱 물어뜯기는 쉽게 끊어내기 어렵다. 또한 습관을 고치는 중 머릿속에서 '이걸 꼭 바꿔야 하나?' 하는 생각과 마주치게 되면, 꾸준히 노력해 바꿀 동기가 스르르 사라지고 만다.('거꾸로 자전거' 타기에 성공한 한 명도 그 자전거를 개발한 사람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법도 습관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지만, 막상 사람의 뇌는 새로운 방식을 취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합리적인 행동 방식을 익히고 따라 하는 걷는 것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어렵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미 익숙한 패턴을 지속하는 것이 편하고 쉽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대로 사고한다. 그래서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기 때문에 결심과 포기를 반복해가며 자신이 생각하고 유지했던 기존의 방식과 같은 생각과 감정이 되풀이해 내고 있다. 

그중 우리의 마음을 유난히 괴롭히는 생각 습관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왜?"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문제의 원인을 강조하면서 살아간다. 시험에서 정답을 못 맞히면 "왜 틀렸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후엔 "내가 뭘 잘못했길래?"라고 질문한다. 원인을 알아야 문제를 해결한다고 전제하다 보니 자책과 복기에 많은 에너지를 쓴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에는 딱히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이것 때문인가, 저것 때문인가 고민만 하다 보면 해결책을 찾기도 전에 지쳐버리기 일쑤다. 미래에 대한 대처보다는 과거의 감정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 우리는 "어떡하지?"로 질문하는 습관이 있다. "부장님이 날 싫어하면 어떡하지?", "거래처에서 계약을 취소하면 어떡하지?" 하는 가정은 퇴근 후까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왜?"라는 질문이 과거로 가는 질문이라면, "어떡하지?"는 너무 앞서가는 질문이다. 이들은 걱정을 미리 해야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불안은 행복을 망친다. 실제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이외에도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배가시키는 습관들은 많고, 그 나름대로의 근거들도 있다. 


결정을 미루는 습관은 신중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오는 경우가 많고, 눈치 보는 습관은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다 보니 나타난 습관이다. 거절을 못 해서 늘 바쁜 스케줄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윗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가르침에 너무 충실한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습관들이 늘 해를 끼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던 방식들이라 이제는 끊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저항이 따른다. 하지만 '담배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라고 오해하면 담배를 끊을 수 없듯이 걱정과 불안, 자책을 야기하는 습관들은 우리와 조직을 해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랜 습관은 한때 도움을 준 친구 같은 존재다. 하지만 상황이 변하고 성장함에 따라 과거의 습관과 이별도 하고, 새로운 습관도 사귀어야 한다. 문제 인식보다는 해결책을 중시하는 게 필요하고, 과거나 미래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합리화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을 채찍질하며 속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근을 쥐여주는 방법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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