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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jinsung Apr 23. 2022

사장님, 녹차랑 말차가 다른 건가요?

슈퍼말차 브랜드를 운영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에 관하여

Prologue

요즘 인기 있는 카페들의 SNS 포스팅을 훑다 보면 이전과는 다르게 말차 라테, 녹차라테 메뉴 이미지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특히 말차를 격불 하는 일본식 다도를 전문으로 하는 말차 카페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또한 그저 '녹차의 또 다른 이름'인 줄 알았던 '말차'의 정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질문하게 된다.


슈퍼말차(Super Matcha) TEA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팝업스토어나 매장에서 근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들이 있는데 그것은 '녹차와 말차의 차이'였다. 그리고 신규 입사하는 모든 본사 및 매장 직원들을 교육할 때에도 비중 있게 다루는 내용이기도 하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파하기 이전에, 우리가 다루고 있는 말차의 속성과 역사, 그리고 왜 우리가 말차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지에 대한 조금 더 본능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브랜드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육 커리큘럼을 짜서 전파하고 있다. 브랜드 창업을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기존 말차의 역사나 배경에 대한 정보가 많이 정리되어 있지 않아 국내 자료 및 외국 문헌까지 훑어보며 칼럼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TEA계의 슈퍼 히어로라 불리는 말차가 어떻게 다르고, 왜 주목을 받게 되었는지 함께 공부하며 알아가는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해 본다.


승려들이 정신 수양을 위해 마시던 에너지 차(茶)

‘말차’ 하면 자연스레 일본 다도 문화가 떠오를 만큼 일본의 역사로 알고 있지만, 본래 중국의 송나라 시절 녹차를 마시던 문화에서 유래한다. 송나라 당시에는 찻잎을 고체 형태로 만들어 둔 후, 때에 따라 조각을 내어 우려 마시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고체 찻잎을 뜨거운 물에 우릴 시에 색이 갈변하는 단점이 있어 녹차 잎을 가루로 내어 마시는 형태로 즐기게 되었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말차로 계승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주로 중국 유학을 다녀온 스님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고려 시대까지 말차 문화가 매우 활발했으나, 조선 시대 때 유교 사상이 전파되면서부터(숭유억불 정책) 차를 마시는 습관이 절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말차는 일본의 것'으로 알게 되었을까? 중국에서는 기능적인 요소로 말차의 본래 형태인 '가루차'로서 다룬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말차를 '다도 문화'의 중심으로 형성한 것에 차이가 있다. 처음 일본에 말차가 들여온 유력한 설로는 일본의 승려였던 이세이가 송나라에서 유학을 하면서 말차에 심취해 자국으로 돌아와 전파했다고 한다. 점차 말차는 일본의 오랜 전통 중 차를 즐기는 예법인 '다도'로서 무가 사회에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특히 승려들 사이에서는 오랜 시간 부동의 자세로 정신 수양을 하기에 말차의 카페인과 집중에 도움이 되는 카테킨 효능이 탁월하다 하여 수련 전 말차를 마시고 수행을 시작하는 습관이 정착되었다.


같은 듯 다른 말차와 녹차

말차와 녹차의 출발점은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라는 학명의 차 나무에서 찻잎이 수확된다는 공통분모로 시작한다. 그러나 같은 찻잎이라 하더라도 수확 시기나 재배 방식, 가공 방식 등에 따라 갈래가 나뉘는데, 쉽게 말해 여린 잎을 차광 재배하여 증기로 쪄낸 후 맷돌로 곱게 간 것이 말차, 햇빛을 받은 녹찻잎의 잎맥과 줄기가 포함되어 일반 가루로 낸 것이 녹차 가루이다. 

말차는 녹차가루와 달리 재배 방식이 까다롭고 여린 새순만을 사용하기에 극소량만 생산되어 가격적인 면에서도 월등하게 차이가 난다. 매년 초봄 가장 여린 찻잎이 올라올 무렵 차광막을 통해 햇빛을 차단시키고 재배하기 때문에(일본에서는 옥로玉露라고 일컫는다) 쓴 맛을 내는 카테킨은 줄어들고, 아미노산은 더욱 풍부해져 잎이 매우 부드럽고 색이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말차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최근 해외에서 웰빙과 슈퍼푸드의 관심으로 말차의 뛰어난 효능에 재조명을 받고 있다. 차(Tea) 계의 슈퍼히어로라 불릴 만큼 우려 마시는 찻잎과 달리 말차는 통째로 갈아서 섭취하기 때문에 녹차의 10배 이상의 영양소를 마실 수 있다. 


내겐 너무 낯선 말차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맛이 없거나, 음용 과정이 어려우면 쉽게 손이 가기가 어려운 법이다. 

우리가 쓰디쓴 커피를 달달한 믹스 커피로 처음 접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면 일단 맛이 있어야 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어야 다시금 찾게 된다.

정신과 마음을 수련하며 다도를 즐기는 과정도 좋지만 말차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일단 가까운 카페에 들러 말차 라테를 먼저 맛있게 마셔보자. 달콤 쌉싸름한 맛에 반하기 시작한다면 그때 새롭게 느껴지는 말차의 향연에 몸과 마음이 먼저 따를 것이다.



Hyejin Sung

Co-founder & Creative Director, HIT THE TEA


HIT THE TEA

http://www.hitthetea.com/

https://www.instagram.com/supermatcha.official

https://www.behance.net/hittheteaadmin


PERSONAL

im.hyejinsung@gmail.com

https://www.instagram.com/amyandjellybear

https://brunch.co.kr/@hyejin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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