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제들의 아주 사적이고 특별한 TEA 모임
2022년 10월이 시작되는 첫 주말 아침, INFJ 대상의 티클럽 모임을 가졌다.
모임명은 일명 '티 인스퍼레이션 클럽'으로 TEA를 기반으로 한 친목을 통해 서로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선의의 이야기를 나누는.. 목적이 꽤나 소소한 모임이다.
클럽 방에는 37명의 클럽원 분들이 있는데, 첫 모임은 8명 선착순 모임으로 작게 만났다. '나를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는 블렌딩티 만들기'를 위해서 한 명 한 명 이야기를 집중 있게 듣고, 나누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서포트 인력 없이 혼자 클래스를 진행하려니 각종 준비 도구부터 허브 원물에 대한 설명, 이야기를 진행하는 MC까지 타이트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참여해주시는 클럽원 분들 모두 너무나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시간에 대한 조바심 없이 모두가 여유 있게 따라와 주셨다.
우리는 각자 이 클럽 모임에 왜 참여하게 되었고, 티에 대한 마음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나 스스로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 첫 모임치고는 생각보다 깊이 있는 질문에 대한 답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 어떤 직업을 갖고, 나이는 몇 살인지 정보도 모른 채 감투를 벗고 서로를 닉네임으로만 부르며 깊이 공감하고, 눈물을 흐르기도 하였다. TEA를 마시는 일반적인 모임이라면 아마도 이러한 진행 방식이 생소했으리라. 티클럽 대상이 MBTI 중에서도 INFJ로 가리는 필터가 있었다 보니,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깔려 있었기 때문에 첫 만남임에도 오래 안 지인인 것처럼 이해하려는 태도가 있었다.
블렌딩티는 성향과 취향을 대변한다. 또한 그날의 환경과 분위기에 따라서도 다르게 바라볼 정도로 무척 사적인 TEA라고 생각한다. 이번 티 클래스는 '나를 알아가는 블렌딩티 만들기'로 스스로의 나를 떠올리며 네이밍과 스토리를 정했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블렌딩 베이스가 되는 주 허브와 보조 허브들을 선택하여 블렌딩하고 티를 우렸다. 약 3분의 TEA 우림의 시간을 통해 개개인이 만든 티 콘셉트를 차례로 설명하면서 '타인의 취향'을 듣고 난 후, 서로 돌아가며 마셔보는 것으로 티 커핑을 시작했다.
모두가 성향과 취향이 달랐기에 비슷한 원물을 배합했을지라도 비율과 용량, 수색, 아로마까지 모두가 다 달랐다. 현재 기억에 남는 티 네임은 '캄 카모마일', '굿 나이트 티', 'Be as you, Pepper' 등 나를 대변하는 스토리들이 개성 있고 달랐다.
모두의 티들을 마셔보며 어떤 사람일지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지나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집중해 있었다. 각각 블렌딩 한 티를 테이스팅 노트와 함께 패킹해 드렸다. 아마도 여럿이 모여 마셨을 때와 또 집에서 혼자만의 티타임을 가지며 마시면 또 다르게 느껴지실 것이다.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을 통해 어느 분은 힐링이 되었다는 분도 계시고, 티를 알게 되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분도 계시고, 오랜만에 실로 행복했다는 리뷰와 함께 첫 모임은 따뜻한 인사와 감사로 채워졌다.
최근 빼곡한 업무 일정들로 인해 개인적인 모임을 추진하는 것이 무리한 욕심은 아니었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함께 공감하며 시간을 가져보니 내적으로 충만한 에너지를 받은 기분이었다. 사실 INFJ는 외부 환경에서 에너지가 소모되는 편이라 하는데 이번 모임을 통해서 진심으로 좋아해 주시고, 서로의 마음을 진솔하게 나누며 뜻하지 않게 나도 위로를 받게 되었다.
템플 스테이를 할 수 있는 용문사라는 멋진 절이 있다고 한다. 티 클럽 원분들을 통해 멋진 곳도 소개받고, 다음에는 그곳에 가보려 한다.
Hyejin Sung
Co-founder & Creative Director, HIT THE TEA
HIT THE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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