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요리와 2가지 디저트까지 태국 치앙마이 현지식 음식 배우기
약 4시간 동안 텃밭에 가서 재료들을 만지고, 맡고, 느끼며 현지 음식 세 종류(엄마와 나는 코코넛 그린 커리, 핫 바질 볶음, 그린빈 고기 덮밥 이렇게 셀렉헸다)를 직접 요리해서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름 한 요리 솜씨하는 엄마였지만 낯선 타국의 요리를 배우는 것은 처음이셨고, 특히 외국인이 영어로 레시피를 설명해 주시니 엄마의 눈빛과 손짓은 처음 요리를 배우는 소녀처럼 새로운 배움의 경험이셨을 것이다. 매일 썰던 양파와 버섯이 이리 낯설었나. 나 또한 요리를 배우는 일이 처음이라 소스 계량부터 재료들을 써는 방향까지 고분고분 따라가며 손을 움직이니 새로운 두뇌 영역이 말랑하게 깨워지는 듯했다.
역시 요리는 만국의 공통 언어였다. 엄마는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셔도 나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도를 빼나 가며 진행자에게 “그레잇”, “굿!” 칭찬을 듣기 일쑤이셨고, 엄마 표정을 돌아보니 그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들뜬 아이 같은 생기가 보이셨다. 나는 막내딸임에도 어릴 적 돌아가신 아빠가 없는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생계적 의무감에 부드러운 애교나 리액션이 크지 않아 우리 엄마에게는 외로웠을 칭찬이 여기서 모두 채워지는 듯했다. 잘 웃으며 받아주는 듬직한 사위부터, 이번 클래스에 함께 참여하는 이태리와 독일 외국 여행자들의 스스럼없는 리액션과 호응은 엄마의 숨겨진 소녀 감성을 폭발시키는 듯했다.
매운 냄새에 모두가 콜록콜록거리면서도 그것이 또 꺄르륵 댈 일이던지, 절구에 재료들을 빻는 단순한 일이 이렇게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할 일이던지. 모두가 구호와 웃음을 외치며 마치 한 팀의 전사들처럼 3가지 미션(?)을 수행했다.
치앙마이 여행 와서 먹은 음식 중에 내가 만든 요리들이 제일 맛있을 정도로…. 땀과 애정으로 빚은 각자의 요리들이 어찌나 특별하게 느껴지는지 모두가 사진 찍고 한 입씩 먹으며 입 안에서 재료들을 하나씩 느끼며 향유해 나갔다. 마지막 요리가 끝나고 후식 디저트 요리인 차이티와 망고 스티키 라이스까지 알차게 다 만들어 먹고 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배는 부르고 자연 숲 속에 둘러진 마마노이 공간은 새소리로 가득 찼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엄마는 내가 찍은 사진과 영상들을 곱씹어 보시며, 조카 손주 바라보며 웃던 미소를 내내 띠셨다. 마지막 치앙마이 여행 날에 클래스 예약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들과 간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클룩이나 케이데이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 예약하는 앱에서 미리 예약도 가능하며, 특히 우리가 간 곳은 기존 한국인들에게 더 알려진 ‘그랜마즈‘는 아니고, 구글맵 리뷰가 좋았던 ’ 마마노이’ 쿠킹 클래스였는데 함께 참여하는 국적이 다양해서 더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현지 문화를 짧게나마 배울 수 있는 참여형 클래스로 요리를 배우는 것은 정말 추천할 만한 시간이었다. 엄마도 물론 좋아하셨지만, 나도 오감으로 경험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느끼니 치앙마이에서 보냈던 짧은 시간이 더 입체적으로 기록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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