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몰아치는 쓰나미 같았던 그랜드 오픈을 무사히 지나며
가오픈에 이어 정식 오픈일 기간까지 거대한 폭풍처럼 몰려오는 몰 유동 인구와 방문 고객들로 정신없었던 하루하루의 연속이었다. 공사 이슈로 더 빠듯해진 운영 준비 일정은 역시나 사전 리허설도 충분히 준비할 수 없었던 시간의 제약으로 이어졌고, 예상보다 더 많은 고객들의 인파를 대응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더 겹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내부에서 뛰어다니며 제조하고, 설거지하고 식사를 거르며 일을 해도 끝없는 대기줄을 줄일 수는 없었다. 이미 다른 매장들에서도 긴 웨이팅에 지칠 대로 지쳐 오신 손님들은 우리의 기다림에서도 예민하실 수밖에 없었고, 내부 준비의 미흡함으로 더 길어질 때면 면목이 없어서 죄송하단 인사를 수없이 했다.
기기들도 과부하에 파업을 하는 것인지 아이스크림 머신은 에러가 종종 떴고, 진동벨은 몇 번이나 울리지 않아 뒤늦게 찾아오시는 분들도 연거푸 발생했다. 그럴 때마다 인사드리고, 다시 제조하여 드리고, 버리는 음료도 꽤나 많이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근 예정이었던 주말 스태프 친구의 갑작스러운 노쇼(?)도 발생해 급히 지원으로 들어가 마감 업무까지 보고 나니 물 마시거나 핸드폰 볼 시간도 없어 영수 용지에 찍히는 시간으로 하루의 지나감을 알 수 있었다.
오픈 베테랑인 우리 슈퍼바이저들과 똘똘 뭉쳐 대비를 했는데도 고객님들 앞에서 식은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모른다. 마감 때는 미흡했던 과정을 혼자 수련이라도 하듯 바닥에 코 박고 벽돌 메지 사이에 얼룩을 마구 닦는데 오랜만에 첫 매장이었던 가로수길 오픈했을 때가 생각이 많이 났다.
작은 테이크아웃 매장에서 먼지 한 톨, 얼룩 하나도 용납되지 않았을 만큼 마감이 끝난 밤에 건물 공용불이 꺼지고 난 후에도 플래시 키고 맨 손으로 바닥과 문 얼룩을 그렇게 닦았다. 처음 운영하는 매장이라 노하우 하나 없이 하나하나 어렵고 까다롭게 운영했었다. 맞다. 내가 지금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음료 한 잔 파는 데 식은땀이 나고, 애를 먹는 게 정상이구나 싶은 마음이 훅 깨우치듯 들어왔다.
어느 순간 매장 4-5개부터는 운영의 안정화를 위해 효율을 좀 더 고민하며, 동선 설계와 최대의 성과를 욕심 내왔다. 그런데 기본이 안되면 과연 멋진 인테리어, 생산 효율이 무슨 의미일까. 어려운 것이 맞았다. 우리는 아니 나는 왜 쉬운 방식들이 정답인 것처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일까. 사람의 마음을 얻는 대부분에는 애쓰는 마음으로 채우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었다.
자정이 될 때까지 마감 청소까지 끝내고 퉁퉁 부은 다리와 굶주린 배를 붙잡고 식당에 가 술 한 잔 하며 우리 멤버들을 쓱 보는데 끼고 있던 안경과 신발에 음료 얼룩이 잔뜩 묻어 있었다. 테이블은 그렇게 닦아 내면서 우리 몸에는 땀과 음료로 찌들어 있는 모습이 꽤나 마음이 무거웠다. 내일은 어떻게 재배치하며 동선 개선 할 것인지, 컴플레인을 줄일 수 있는지 새벽까지 이야기하다가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데 허한 마음과 채워지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여전히 초보 사장 같은 나의 리더십 부족에서 오는 허함과 그럼에도 이렇게 고객들이 찾아와 주시니 여전히 개선할 기회가 있다고 느껴져 감사함으로 채워지는 마음.
고객들의 마음을 받는 대가는 정말 험난하다. 그래도 받는 일을 하기로 결정했으니, 최선을 다해 욕먹고, 최선을 다해 애쓰며 해결할 수밖에 없다. 다른 쉬운 방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