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소회

by 댄스댄스댄스

내가 잃은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친구를 잃었다.

먼저 손을 놓아버리기도 했고, 이게 말이 되는가 싶을 정도로 버려진 적도 있다. 마음이 아린 것은 매한가지였다. 죄책감과 분노는 고통과 같은 결이기 때문이다.


남에게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약점을 정확하게 같은 모습으로 보이는 그녀에게서 달아나고 싶었다. 어떤 마음인지를 알기에 더 싫었다. 자격지심과 질투로 가득 찬 그 모습은 어젯밤에도 나에게서 보았던, 서둘러 손사래 치고 싶었던 내 모습이었다.


그에게 더 중요한 사람이 생기면서 어쩔 수 없이 관계가 끝이 났다. 그의 그녀는 내가 싫다고 했다. 나를 싫어하는 것도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이성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십 년을 넘게 쌓아온 관계를 버리는 것이 당연한 사람을 선택한 친구가 실망스러웠다. 나를 버리는 것이 정말 어쩔 수 없었던 것이었을까. 어떤 돌파구나 대안을 찾으려 하지 않았던 그가 나는 아직도 뼈아프다.


엄마를 잃었다.

이 상실은 하늘의 소관이고 운명이기에 더 원망스럽다. 왜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상실이 닥쳤을까. 이건 공평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어린 나이에 겪은 이별은 애도와 인정보다는 한순간에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 참담함과 억울함으로 채워졌다.


살아내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차단시켜버린 엄마의 존재에 대해 나는 많은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함께할 수 있는 게 더 많았을 거라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내가 뺏겨버린 것의 거대함에 대해. 절대적임에 대해. 그리고 이 상실의 아픔은 나이를 먹을수록 진해진다는 것을. 어른에게도 엄마는 필요한 것이었다.


사랑을 잃었다.

상실의 순간 강도를 따지자면 비교할 어떤 것도 떠오르지 않는 그런 사랑이었다. 이토록 하나의 마음으로 원하는데 어떻게 이어지지 않을 수 있나 싶었던 나의 사랑. 아픔은 생략하겠다. 내 마음이 더 크고 간절했다는 것만 남았을 뿐이다. 그 시절의 우리를 꺼내어 보고 기억할 것이 많은 탓인지 나는 아직도 너를 꿈꾼다. 마음속에 자리 잡은 너를 지워낼 방법을 찾지 못했고 이제는 그럴 이유조차 없다.


헤아려본 적 없던 나이를 맞이했고, 같은 시간이 흘러간 너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보고 싶다 말할 수도 없는 지금을 나는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별과 동시에 죽은 사람이 되어 버리는, 내 자신보다 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너의 무게를. 결국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살게 될 거라는 것을. 남겨진 시간의 까마득함을 생각하면 나는 여지없이 그때로 돌아가 묻는다. 헤어짐의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이 사람들에 대한 내 마음의 온도는 너무나 뜨거웠다. 깊숙한 것을 꺼내어 보여주고 다시 깊숙한 공간에 넣어둔 그들의 존재는 언제고 나를 시큰하게 할 것이다. 내가 구제할 수 없었던 나의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기 이렇게 그대들을 떠올리는 내가 있다고. 여전히 뜨거운 마음을 어쩌지 못해 흘러넘치는 하루를 보내는 내가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