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코스

- 당신에겐 요일 코스가 있나요?

by 쪼비

"저는 저희 동네 도는 요일 코스가 있거든요."


그녀는 월요일엔 어느 카페를 가서 글을 쓰고, 수요일엔 그녀의 아지트 할리스를 가고, 화 목은 옆동네 카페를 간다고 했다.


자신만의 요일코스를 야무지게도 짜놓은 그녀는 그래서 조용히 바빴던 거였다.


백수가 힘든 건 루틴이 없어서 라는 명언만 되새겨 봐도 그렇고, 그런 자신의 루틴이 있고 없고에 따라 하루의 모양새가 다르니까 말이다.


어제 다녀온 빈소의 잔상 때문에 오늘 집에 있었다간 끝도 없이 내 감정이 바닥으로 가라앉을 것 같아서 책상 위에 있는 것들을 쓸어 담고 집 앞 카페로 왔다.


따스한 미소를 머금고 내 주문을 기다리고 있는 맞은편 스벅 직원의 미소가 내 하루를 탁! 하고 밝혀 준다. 스벅 직원 교육 프로그램에서 교육받고 장착됐을 법한 그런 건조한 웃음이 아닌 진짜 미소로 말이다.


커피를 받아 들고 요일 코스가 있는 멋진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나도 오늘은 집을 나섰노라고.. 그래서 여기에서 내 하루를 잘 채워보겠으니 너도 그러라는 말과 함께 응원한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보낸 응원이었는데 사실은 내가 나에게 보낸 응원이었다.


나는 지금 어쩌면 그런 응원이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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