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상상도 못 한 일을 겪으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또 한 번 바뀌게 되었다.
17년 전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한번 겪어던 내 삶의 변화가 또다시 한번 크게 바뀌게 된 거다.
사람이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종류의 힘든 일을 겪게 되면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죽을 만큼 힘든데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죽지 않는다는 것과 나라는 사람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것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언제가 되었건 반드시 끝은 있다는 것
나는 그때 내 인생의 가장 추웠던 긴 겨울을 통과해 오면서 나 자신에게 매일매일 말해주었다. '내가 또 얼마나 멋지고 단단하게 크려고 이래. 여기서 더 멋져지면 큰일인데..'
자뻑도 때론 필요하다.
그 긴 시간을 다 지나오고 나는 봄을 맞이했고 그 봄은 내 인생 가장 찬란하고 달콤했다.
그 봄, 식물원을 다시 달리면서 얼마나 자주 울었는지 모른다. 너무 좋아서... 내가 다시 러닝을 할 수 있음에, 내 마음에 걸릴 거 하나 없이 무겁지 않은 마음인 채로 달릴 수 있어서 미치도록 행복했다.
좋은 일도 그렇지 않은 일도 모든 건 끝나기 마련이라는 경험치 덕분에 어쩌면 나는 삶을 바라보는 내 관점이 조금은 더 겸손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죽고 사는 문제 아닌 것들은 내 마음속에 오래 잡아두지 않고 흘려보내거나 흘러가게 두는 쪽을 택했다.
오늘 나의 하루를 내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기분 좋게, 산뜻하고 가볍게 하루를 채워나간다.
모든 게 다 감사하다.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