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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작가 Apr 14. 2020

코칭일기 첫번째 - 너 참 멋있다.

코칭: 2020.03.25 오후 5시 - 7시 (영*)

일기: 2020.03.26. 오후 11시


- 코치 소개 : 조** 코치 (투*** 대표)

- 코칭계약서 작성

'코칭은 답을 알려주는 컨설팅, 상담과는 다른 결이다. 함께 답을 찾아내고자 계속 질문을 던져주고 함께 걸어가는 과정이다. 본인이 찾고 싶어하고 고민하고 있는 질문이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함께 찾아나갈 수 있다.'

- 인사



자기 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최혜경이라고 합니다. 저는 두 아이의 엄마이고, 직업은 회사원입니다. 현재는 휴직 중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저의 꿈, 직업, 행복한 삶에 대해 알고 싶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입니다. 30줄에 와서 처음으로 진로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요.



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세요?


제 인생이 공부하는 시기와 공부하지 않았던 시기로 나눠지는데요. 공부했던 그 시기가 가장 반짝반짝 빛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공부를 할 때는 아무도 제 옆에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제가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육아 스트레스를 많이 날려줘요. 여태까지 공부는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입시공부나, 시험합격이나, 그런데... 지금은 공부 자체가 저에게는 취미가 될 수 있고 남다른 재능이 될 수 있고 천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부라는 행동 자체가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취미생활, 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공부를 좋아하고, 좋아하다 보니 또 잘하고 싶고, 무엇보다 꾸준히 하고 싶어서, 제 온 하루를 공부를 잘 해나갈 수 있게 세팅하며 살고 있어요.



공부에도 여러 부분이 있잖아요. 기승전 공부가 아니라 공부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좋으신거에요? 컨텐츠? 성과? ..


음. 저는 일단 성과를 바라는 공부가 가장 저에겐 뒷전이에요. 실력을 쌓기 보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회를 내 손으로 만들어간다는 것에 훨씬 의의를 두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가장 좋은 부분은 공부를 하면서 저의 자신감, 자존감, 하루의 만족도가 올라간다는 것이에요. 공부를 하고 있으면 일단 몰입하고, 그 시간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사라져요. 물론 컨텐츠도 제가 하고 싶은거, 재미있는거, 관심있는 것만 엮어서 하니깐 공부를 중단하지 않게 되어요. 그래서 일단 내가 공부를 하는 나의 모습을 좋아하니깐,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컨텐츠를 찾아서 내 스타일로 맞게 공부하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그렇게 공부를 1년 째 하고 있는데, 그걸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단짝친구? 애기 낳고 외로운 마음이 들 때마다 공부를 하면서 그 외로움을 달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아주 꾸준히 제 곁에 있어줬어요. 그리고 제가 힘들 때 마다 그 자리에 와서 제 손을 잡아주었어요. 손도 잡아주고, 일으켜주고, 같이 내 인생을 포기하지 말자고, 대충 살지 말자고, 그 길을 알려줬어요. 사실 공부를 하지 않았을 때 저는 다른 자극적인 일들에 더 관심을 두었답니다. 연애, 남자, 술, 노는 것, 웹툰, 맘까페, 비교, 경쟁, 이런 것에 관심을 두는 제 모습을 전 그렇게 엄청 좋아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것들이 훨씬 자극적이니깐 자꾸 빠지게 되기도 했었죠. 그럴 땐 공부 안했어요. 근데 그러다 지치고 마음도 몸도 상하고 이럴 때 나에게 가장 건강한 자극을 주는 것이 공부입니다.


공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저에게 가장 큰 건강한 자극을 주는 행동 입니다.




인생직업이란 몰입(재미,흥미,덕후), 의미(가치,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 사회적필요(돈,수요) 가 합쳐질 때 생기는 직업입니다. 


저는 공부가 정말 재미있어요. 몰입이 되어요. 공부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저에겐 몰입이에요. 제가 재미있는 걸로만 공부를 하고, 그에 맞춰 성장하는 제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도 생각해요. 저는 공부를 하면서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고, 또 그걸 제 나름의 방식으로 공부방을 만들어서 엄마들과 나누고 있어요. 그들도 저 처럼 삶의 활력소가 된다는 피드백도 많이 받고요.


그런데 사회적필요, 그걸 제가 해낼려면 어떤 전문적인 타이틀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직업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은 취미는 취미로 남겨야 한다는 말이 떠오를 때도 있고, 그래서 막 달려가는게 아니라 주춤 주춤 되는 것 같아요. 아 나 지금 공부 진짜 좋은데, 이걸 직업으로 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걸까? 그런 고민들이 자꾸 생기네요.



왜 꼭 공부를 직업으로 전환하고 싶으세요?


복직이에요. 직업이 있으니깐 포기하기가 쉽지 않고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상황에 있어요. 그래서 자꾸 조급해지는 것 같아요. 당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신입사원이었고, 워킹맘이었고, 임산부였기에 그들은 저를 너무 많이 배려해줬고, 그래서 더 힘들었어요. 저는 일을 많이 안했고,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사회적으로 가정에서도 도움이 안되는 사람인 것 같아 무력함이 들었어요. 일이 너무 싫었던건 아닌데, 사람들이랑 부딪히고 욕먹는 일도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당황했었죠. 그런데 일 자체 보다는 일을 대하는 저의 태도와 무기력함, 그리고 부족함, 그리고 미안함, 이런 것들이 섞여 점점 도망만 치고 싶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회사의 대체재를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그 시기가 싫었던 건지 진짜 일이 싫었던건지는 모르겠어요. 확실한건 공부는 재미있고, 회사 일을 재미있다고 몰입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안정적인 그 환경은 아주 좋았었어요. 그런데 직장을 그만두려면 뭔가 있어야 할 것 같고, 다른 사람한테 인정받을 만한 뭔가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걸 위해서 자꾸 공부를 직업과 연관지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한가지 더, 아까 '의미'란 말이 나와서 말인데요. 그런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제가 회사다닐 때 첫 월급이 140만원이었는데, 신랑이 그걸 보고 매일 놀렸어요. 일은 이렇게 많이 하고, 140이 말이 되냐. 하며 저한테 맨날 140만원 짜리라는 꼬리표를 달았었어요. 그게 너무 자존심도 상했고 어이없었고 투쟁도 했는데 계속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나중엔 제가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나중에 알았어요. 그게 언어적 정서적 폭력이었다는 걸, 그래서 나중엔 신랑한테 인정도, 사과도 받고, 저도 낮아진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공부도 하고 했던건데요. 세상엔 너무나 많이 폭력에 놓여진 여성들이 있다는 것이 자꾸 신경이 쓰여요. 눈에 밟히고, 여성들이 정말 힘을 내서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어떤 폭력에도 정당하게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전 그게 정말 공부라고 믿는 사람이에요. 공부하면 직업교육도 되고 마음만 먹으면 돈도 벌 수 있고 그뿐만 아니라 내 마음을 되게 건강하게 해주니깐. 그래서 이 좋은 걸 좀 알리고 싶어요. 널리. 그래서 저를 포함한 여성들이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몇 살까지 살고 싶으세요?


90세 정도?



그 중 본인의 체력, 재능, 경험 모든 것이 뒷받침 되었을 때, 그러니깐 '전성기'가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40살이요.



그럼 40세의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모습이 있으실까요? 9년 후네요.


아침에 일어나 저만의 독서, 공부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이들을 느긋하게 준비시키고 등원까지 여유롭게 지켜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 이후 느즈막히 단정하게 옷을 입고 저의 공간으로 나가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그 공간으로요. 제가 처음으로 들었던 강의인, 꿈지도 클래스가 저에겐 너무 멋있고 선망의 대상이었거든요. 제가 그렇게 나가서 공부에 대해 말하고, 자존감을 찾기 위해 같이 대화하고, 방법을 구상하고, 커리큘럼을 짜주고, 피드백을 해주는 그런 클래스를 리딩하는거에요. 그리고 마지막엔 사람들이 굉장히 풍족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는거죠. 그리고 저도 늦지 않게 집으로 돌아와요. 아이들을 맞이하고, 신랑을 맞이합니다. 신랑과 식탁에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응원받고 서로를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요.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고 싶어요.



그럼 그 클래스 내에서 최혜경의 가장 큰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친화력일까요? 전 사람들이 저를 되게 만만히 보는 편이에요. 그게 저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편하게 저에게 다가올 수 있고, 평범한 사람이 저렇게 행복하게 사는 이유는 공부이구나, 라고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최혜경의 가장 큰 재능, 무기는 무엇일까요?


시간? 저는 그때 되면 9년이네요. 그 시간동안 쭉 공부를 해온 사람이잖아요. 무언가를 꾸준히 했다는 것만큼 대단한건 없다고 생각해요. 실력은 누군가에게 잘하는 사람일테고 누군가에게는 못하는 사람일테고 그건 그렇게 신경쓰이지 않아요. 근데 누가 1년을, 5년을, 9년을 꾸준히 나만의 커리큘럼을 완성해서 공부를 했겠어요. 애들 키우면서. 그걸 제 무기로 삼고 싶어요. 유일한 무기.


그런데 꿈이라는게, 목표라는게, 9년 후 모습이라는게, 가끔은 부담으로 다가와요.


사실 저는 지금 공부를 하는 제 모습을 정말 좋아해요. 지금도 많이 만족하면서 살고 있는데, 물론 불안하고 미래에는 내가 뭘 해야 하나 걱정되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모습을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지금의 만족하면서 공부하는 모습에 뭔가를 더 계속 해야 할 것 같고, 또 다른 제가 버거워하는 과정들(전문가과정, 대학원 등)을 거쳐야 할 것 같아서 그 자체가 좀 부담스럽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목표를 설정할 때 '부담'과 '설렘'을 결정하는 것은 한끗차이에요. 목표라는 단어 자체가 그런 의미를 품고 있어서 더욱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목표를 이런 식으로 정해보는 것은 어떠세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것, 가족과 함께 여행 가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 좋은 집에서 좋은 풍경을 내다보는 것 같이 나를 되게 설레게 하는 그런 모습을 상상해보는 건 어떠세요? 꼭 그 목표가 대단해야 할 필요도 없고, 꼭 실현가능해야 할 필요도 없어요. 그저 나를 설레게 하는 그 모습을 상상해보시는건 어떠세요?


(고개만 끄덕 끄덕, 하지만 덧붙이진 않음)


* 지금 생각해 본다면, 설레는 9년 뒤의 장면은...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쓰고 공부를 한다. 개인적인 루틴을 끝내고 상쾌하게 아침을 맞이한다. 아이들을 아침 먹여 보내고, 옷을 단정히 입고 화장을 하고, '전문가, 커리어우먼' 같은 모습으로 집을 나선다. 내 이름을 건 클래스가 있다. 클래스는 공부를 통해 자존감을, 나를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우리 모두 그 시간을 통해 공부의 순기능을 이해하고, 공부의 구체적인 방법, 커리큘럼을 코칭해주고, 각자의 인생을 더 소중하게 살기 위해 결심한 채 클래스를 마친다. 클래스가 끝나고 강의를 들으러 간다. 강의 맨 앞줄에서 열정적으로 듣고 받은 영감을 글감으로 챙기고, 틈틈히 독서를 하며 마음에 드는 문장 또한 챙긴다. 오늘도 마음을 더 단단히 성장한 하루였다. 집에 늦지 않게 돌아온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같이 시간을 보낸다. 신랑과 저녁에 맥주 한잔을 하며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나눈다. 우리는 각자의 열정적이고 감사했던 하루를 보낸 소감을 나눈다. 서로에게 공감하고 응원하고, 서로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내주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를 완전히 만족하며 잠에 든다. 그러다 휴가 기간에는 우리 가족 모두 바르셀로나에 가서 피크닉을 즐길 정도로 경제적 신체적 마음적 여유를 가진다.


설레입니다. 많이 설레네요. 제가 이런 하루를 사는 40살 최혜경이 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다음 코칭 때 다루고 싶은 주제는?


저는 안정을 많이 추구하는 것 같아요. 꿈을 꾸는 것 자체가 저에겐 좀 어려운 일이에요. 평생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서. 심지어 이렇게 평생 공부를 하고, 공부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는 것도 1년 동안 제가 공부를 해왔으니 말하는거에요. 그런게 없이 정말 하고 싶은 것만 생각해서 꿈으로 바로 연결시키는 용기는 전혀 없어요. 1년 했으니, 내가 좀 할 수 있을 것 같고, 자신감도 생기고 그래서 꿈을 평생 공부하는 사람, 이란 말로 나오는거에요. 그래서 저는 좀 제가 저를 믿어줬으면 좋겠어요. 정말 믿고,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다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고 용기를 주고 싶어요.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그 이상의 큰 꿈을 꿀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 꿈을 같이 코치님이랑 좀 더 구체적으로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혜경씨 이야기를 들으며 참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아까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죠.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정말 간절한 눈빛으로 얘기했는데 어떤 질문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진짜 이미 멋있으세요. 코칭 자체도 루틴으로 할 무언가를 찾으러 오는 사람이 많아요. 루틴으로 할 무언가를 이미 알고 계시고 행동으로 옮기고 계시잖아요. 본인에게 너 정말 멋있다고 얘기 한번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나한테 칭찬해주고 끝남.

혜경아 너 정말 멋있다. 너 정말 잘했다. 너 정말 잘 이겨냈다. 너 정말 멋진 인생을 살거야.



* 숙제

다음 코칭에서 다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적어오기

내가 몰입하고 좋아하고 관심두는 것 혹은 싫어하는 것. 나에 대한 모든 것에 센서를 달고 지켜보기. 나의 마음이 동하는 그 어떤 것도 형식 없이 적어오기.


2차: 4월 8일 오후 4시


4월 7일 코칭샤워링이 있는 날인데... 좀 걱정된다. 내가 너무 코칭에 빠져들어 원래 나누고 싶던 나의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봐. 스스로 염두해두고 대화에 임하자.


(결론적으로 전혀 빠지지 않았다. ㅎㅎ 나는 코칭을 받는 것이 훨씬 좋고, 내 진로는 생각보다 확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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