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개인의 시대, 나의 주 종목은 무엇인가
우연한 기회로 송길영 마인드 마이너님의 인사이트를 들을 수 있는 영상을 하나 시청했다.
약 35분 정도의 영상을 몰입해서 시청했는데, 속이 뻥 뚫리는 감동을 받았다.
영상을 보며 메모를 해둔 내용들을 바탕으로 나 자신에게 대입하며 기록을 해본다.
고등학생까지의 타임라인을 제외하고 나름대로 어른이 되어 스스로 길을 개척해 온 약 10년의 세월 동안
‘성취는 결과이다’라는 전제를 무심코 깔고 살아왔다.
그래서 그 길이 솔직히 말하면 너무 고되고 힘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초점이 아닌, 이것을 하면 어디 가서 홀대받지는 않을 거야‘가 초점이었다.
물론 이 길들이 헛된 경험들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고로, 후회는 하지 않는다. 얻은것도 많으니까.
다만 나 자신을 너무나도 괴롭혔던 나날들이었다.
돌이켜보면 본업이 있음에도 계속 도태되는 느낌이 들어서 병렬적으로 무언가를 꼭 실행하고 있었다.
이 미션들을 모두 성공시키지 못하면 ‘도태되고 못난 사람이다’라는 결론에 이르는 것이 10년 내내 반복되었다.
시작은 대학생 때부터였다. 학교를 다니면서 대외 활동 봉사단에 다녔고, 대학생 내내 학회 활동을 했다.
취업을 한 이후로는 회사를 다니면서 해외직구 부업과 알바를 하며 투잡을 했다.
당시 본업으로는 역량적 한계에 부딪혀 다시 전공을 살리는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공을 살린 직종으로 바꾼 이후로는 동기들에 비해 뒤쳐진 만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아침 7시까지 회사에 가서 2시간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9시부턴 업무에 돌입했으며, 6시 퇴근 후에는 또 공부를 했다.
취미를 얻어서 동호회에 들어갔을 때에는 동료들을 위한 일을 이따금 할 때도 있었다.
효율과 생산성에 미쳐 주말에도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땄다.
행여나 휴식의 시간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블로그에 남겼다.
이것 마저도 성에 차지 않고 도태되는 것 같아 대학원 석사 과정에 뛰어들어 직장 생활과 병행하였고,
그 와중에 신기하게도 다행히(?) 결혼도 하게 되었다. 나름 연애도 열심히 했던 거겠지…
(미친 인간이었던 것 같다. 어떻게 다 했지)
뭐 아무튼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온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혼자서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에 사업이라고 하기도 부끄럽지만 아주 작은 스스로의 길을 터보기도 했다.
지인들은 얘기한다. ‘많이 바쁘지?’,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 ‘갓생이네‘.
처음에는 지인들이 반응이라도 했지만 이제는 맨날 바쁜 거 알아서 묻지도 않는다. (…)
당장에는 열심히 사는 것 같고 그럴듯하게 ‘갓생’ 같지만 내부를 까보면 사실 허점 투성이었다.
스스로 완벽주의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상당히 부끄럽지만 껍데기만 그럴싸했었던 날들의 반복이었다.
아무튼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며 지내온 지난 10년간 경험을 통해 얻는 인사이트와 지혜는 적지 않다.
다방면의 경험을 통해 시야가 넓어졌고, 생각의 수평적 확장하는 방법은 알게 된 것 같다.
그러나 10년간 이렇게 살아온 결과는 아주 심각한 부작용이 함께 수반된다.
놀고 싶어도 머릿속에 효율과 관련된 생각이 그득했기에 제대로 된 휴식이라는 것을 누려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나의 뇌가 성과와 인정 욕구에 철저히 절여져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부작용을 고스란히 뚜드려 맞고 있는 상태다.
20대 때는 그렇게 차고 넘치던 의욕이 계속 이어질 거라 자신했는데, 이제는 그 의욕을 튼튼하게 받쳐줄 코어가 부족하니 계속 실패하고 고꾸라진다.
실패 경험도 쌓이고 쌓이니 칠전팔기의 정신은 개나 줘버리고 해내지 못하면 스스로를 못난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그러면서 자존감은 계속 낮아졌다.
그래서인지 송길영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방향이 먼저이다‘라는 문장이 나에게 확신의 계기가 된 것 같다.
사실은 ‘방향이 먼저이다’라는 말을 전하는 콘텐츠들은 많다.
예를 들면 ‘유튜브를 성공시키는 방법‘을 주제로 얘기하는 콘텐츠들을 보더라도 ‘일관성’과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얘기들을 하는 콘텐츠들이 대다수이다.
문제는 당시에는 귀 담아 듣는 척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내 뇌는 ’결과‘를 좇기 바빴다는 것이다.
‘과연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사실 n번의 퇴사 이후 계속 고민했다.
매일 아침 기상 직후 Claude를 괴롭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뭘까? 네가 봤을 때 어떤 것 같아?
송길영 박사님께서는 ‘창업을 할 거다’ 대신 ‘자기 일을 할 거다’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렇게 되면 누가 때려죽여도 그 일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어떤것이 때려죽여도 그 일을 하게 만들까?
매일같이 계속 스스로를 통찰하고 고민하다 보니 대략 답은 알고 있다. 답은 아는데 정의를 못 내리겠다.
정확히는 이걸 ‘Final Vocabulary’로 정의를 하고 있진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것이 지금 당장 내 인생 방향성의 첫 번째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
핵개인은 매일 나의 서사를 채워나가는 것.
늦고 안 늦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방향성에 대한 두려움을 비로소 드러내는 ‘용기‘. 그것부터 시작이다.
알고보니 성취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었다.
그걸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드러내는 것부터 실천하는 오늘부터 간절하게 원하건대 나의 새로운 서사의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핵개인의 시대, 나의 주종목은 무엇인가.
P.S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부디 나처럼은 살지 않길… 스스로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세요.
휴식 또한 열심히 휴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만의 휴식 방법을 깊게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아직도 휴식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로 찾아보려고 합니다. 같이 고민해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