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리뷰하는 법 | 밝은 밤 | 수도자처럼 생각하기
▪️ 이번 달의 독서 키워드는 '내면 평화'와 '마케팅'이다.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독서를 이어간 이유는 내면의 욕구와 외부의 요구가 상충했기 때문이었다. 업무적인 이유로 (잘 손이 가지 않던) 마케팅 지식을 쌓아야 했는데, 그 과정이 어색했던 건지 어느새 내 안이 소란스러워졌다는 걸 느꼈다. 자꾸 뾰족해지고 있는 나를 자각하며 찾게 된 게 바로 『수도자처럼 생각하기』였다.
그러고 보면 1월은 점심 산책 내내 이 책만 들었던 것 같다. 밀리의 서재는 오디오북 상태일 때 따로 발췌해둘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걸으면서 좋은 문장들은 카톡 나와의 채팅방에 기록해둬야 했다. 번거롭긴 했지만 익히고 싶은 조언이 많아 몇 차례 반복해 들었다.
그 책 덕분에 정신을 차린 것인지는 몰라도 2월엔 경제/경영서를 잔뜩 샀다는 게 나조차 웃긴 포인트.
▪️ 독서 결산의 앞서 노션에 기재해둔 책 리스트를 보는데 좀 허탈한 감정이 들었다. 꾸준히 손에 책을 들고는 있으나 방향도, 목적도, 리뷰도 남지 않는 독서란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서 독서 결산 포스팅 템플릿을 살짝 바꿔보았다.
포인트 컬러를 퍼플에서 그린으로 바꿨고 그에 맞춰 아이콘들도 추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 줄 평 외에 책의 내용을 짧게라도 요약할 수 있도록 항목을 추가했다. 이 변화는 한 권의 리뷰가 자꾸 부담스러워지고 있어 이렇게나마 책의 메시지를 기억하기 위함이다.
새해에는 이 포맷으로 블로그에도, 내 안에도 남는 독서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트렌드 미디어 '캐릿'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나를 알기 위해 회고를 추천한다. 한 달을 리뷰하는 월간 회고 외에도 낙서 리뷰, 식사 리뷰, 대화 리뷰 등 흥미롭고 새로운 회고 방법이 설명되어 있어 나와 맞는 기록 방식을 뷔페처럼 골라가며 적용해 볼 수 있었다.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여성의 삶을 그렸다. 할머니와 지연의 대화로 1930년대까지 과거가 복원되는데, 4대에 걸쳐 나타나는 여성의 생애가 안쓰럽고 대단해서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읽었던 것 같다. 서로를 살리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단단한 온기가 있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햇볕에 데워진 돌멩이를 만지는 것처럼 말이다.
정체성, 부정적인 생각, 두려움, 의도, 목적, 루틴, 마음, 자존심, 감사, 관계, 봉사까지 총 11가지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평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실천 양식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딱 한 가지의 단어를 기억해야 한다면 나는 '다르마'를 꼽을 것이다. 타고난 자신의 성향을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타인에게 봉사하는 삶. 눈가리개를 하고 아주 좁은 면만 바라보던 나에게 이 책은 마치 조감도와 같았다.
✔️슥슥 밑줄
내가 다르마에 가깝게 살고 있을 때 느끼는 몸의 신호
alive 살아있는 느낌. 연결된 느낌을 받으며 미소가 떠오른다. 불이 탁 켜진다
flow 몰입. 자연스레 가속이 붙는다. 물살을 따라 수영하는 느낌.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comfort 안정감. 오가는 사람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그곳이 딱 맞는 곳으로 느껴진다.
consistancy 일관성. 반복해도 빛이 발하지 않는다. 하면 할수록 더 좋아진다. 한 번의 경험은 단서가 될 수 있다.
positivity 긍정적 생각. 나의 다르마를 알고 있다면 경쟁심을 덜 느끼게 된다. 거절을 당하거나 비난을 들어도 모욕처럼 들리지 않는다. 받아들여도 되고 거부해도 되는 정보처럼 느껴진다.
✍️연말마다 한 게 없다고 느낀다면 나부터 리뷰해 볼 것
✍️서로를 살리는 여성들의 이야기
✍️나는 나의 다르마에 가깝게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