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한 블로그에서 연락이 왔다

by 슥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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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했던 정원에서 희망의 싹이

이번 주는 징조가 좋았다. 월요일부터 디자인 견적 문의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회수가 낮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티스토리 블로그를 보고 연락을 준 첫 고객이었다. '구글 유입은 어렵겠다' 싶어 네이버로 짐을 싸던 중이었는데, 포기했던 곳에서 희망의 싹이 빼꼼 고개를 내민 것이다. 게다가 나의 세무사 리플렛 디자인에 관심을 보인 고객은 동종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또 다른 세무사였다. 두근대는 마음으로(초보 프리랜서에게 고객 응대는 여전히 감격스럽고 떨리는 일이다) 정리해 둔 문구와 디자인 견적을 함께 전달했다.




곧이어 고객은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가능하다고 답변하며 재편집 비용을 별도로 안내드렸다. 그 순간, 내 얼굴은 벌써 붉게 상기되고 있었다. 새 디자인이 되었든, 재편집이 되었든 이번 주도 클라이언트의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겠다 싶었으니까. 하지만 달콤한 상상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그와의 대화는, 인쇄물만 모아둔 나의 포트폴리오를 전달하는 것으로 종료되고 말았다. 오지 않는 메시지가 야속했지만, 고객의 발목을 잡고 이유를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헤어지고 나서야 시작되는 질문들

그는 왜 떠났을까. 우습게도 이번 주는 작별을 고한 연인과의 이별 원인을 반추하는 사람처럼, 이 문장을 계속 품고 있었다.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웠던 걸까, 내 포트폴리오가 빈약했던 걸까, 아니면 더 마음에 드는 디자이너를 발견했던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원래 헤어짐을 당한(?) 당사자는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법이다. 결국, 나는 하나씩 수정해 봐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가격 저항을 낮추기 위해 제작 단가를 일부 조정했다. 사실 이 과정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애초에 나는 저단가로 경쟁력을 갖춘 디자이너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간의 가격 경쟁은 디자인 서비스의 기본적인 수임료 기준을 낮출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쌓아야 하는 프리랜서 신입생에게는, 클라이언트와의 실제 거래 경험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했다. 결국, 실무 능력 축적이 먼저라는 판단을 내리고 가격 단가표를 업데이트했다.




다음으로 풀어야 할 할 숙제는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일이었다. 보통 일감을 수주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지만, 문제는 지금 나를 찾는 고객이 없다는 것. (따흣) 이럴 때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고객 기다리기? 놉(Nope)!

그게 아니라 '가상의 프로젝트를 스스로 만들기'

세무사 업종 인쇄물 디자인을 더 확장해 볼까 고민하다가, 일단 이번 주는 전략적으로 이 시즌에 실제 수요가 있을 법한 설 연하장 디자인 2종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관련 후기를 티스토리와 네이버 블로그에 예약 발행해 두었다.

관련 후기 https://cream-bread.tistory.com/273







과연 다음 주에는 내가 뿌려놓은 씨앗이 발아할 수 있을까? 아마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다음 주 디자인 작업을 멈출 생각은 없다. 이번 주와 마찬가지로 나 자신에게 일감을 주고, 일러스트를 실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의뢰하지 않은 작업을 하고 그 후기들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이자,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는 과정일 거라 믿는다.



그 믿음을 발판 삼아 다음 주에도 무사히 이곳에 생존 신고를 할 수 있기를.





Done List : 이번 주 생존의 흔적들


[판매 준비] 가격 정비와 디자인 작업
ㆍ가격표 업데이트 : 저단가(명함과 배너) 고단가(인쇄물 디자인) 제작 단가 새로 조정
ㆍ당근마켓 홍보 : 직접 만든 카페 쿠폰 4종 디자인 광고 올리기
ㆍ시즌 상품 준비 : 설날 대비 연하장 카드 2종 디자인 완료


[채널 운영] 블로그와 기록
ㆍ키워드로 정리해 본 2025년 연말 회고 작성

ㆍ제작 후기 포스팅 : 책 표지 디자인 & 설 연하장(엽서형) 디자인 후기 블로그 업로드


[외주 작업] 포스팅 외주

ㆍ이번 주에 맡았던 블로그 포스팅 7건 모두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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